中 인민해방군 구조 개편, 왜 지금인가?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인민해방군 감군과 구조 개편

1927년 8월 1일에 창군한 중국 인민해방군은 그간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환경적 변화를 겪어 왔고, 그에 따라 군 자체도 진화(進化)를 거듭해 왔다.

1930년대 초 마오쩌둥은 군이 '강도, 도둑, 거지, 매춘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탄식한 바 있다. 1975년 덩샤오핑은 군의 문제를 5자(字)로 정의했는데, "비대하고(腫), 해이하고(散), 교만하고(驕), 사치스럽고(奢), 나태하다(惰)"고 혹평했다. 이는 10년 후인 1985년 100만 명의 병력 감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중국군은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진화하는 인민해방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내년(2016년)도의 전망을 병력 감축, 전력 및 기술, 그리고 군 구조 개편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려 한다.

중국군의 감군은 전투력 향상의 전초전

중국군은 1985~87년 기간에 100만 명, 1997~2000년에 50만 명, 2003~05년에 20만 명의 병력을 감축했다. 여기에 지난 전승절(9월 3일)에 발표한 30만 명을 합치면 모두 200만 명이 된다. 즉, 지난 30년간 200만 명을 감군한 셈이다. 사실 중국 이외에 어느 국가도 이만큼 감군할 병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 감군 사유야 다양하겠으나 내가 보기에 최종 목적은 '전투력(fighting capability, '군사력' 아님)'의 향상이다.

또한, 감군과 관련하여 상기한 연도들은 공식 기간일 뿐이지, 실제로는 세 번 모두 시행을 먼저 하고 후에 발표했다. 금번 30만 감군도 같은 형태일 것으로 보이며, 감군 완료 시점인 2017년은 창군 90주년이다. 더욱이, 같은 해에 제19차 당대회가 개최되기 때문에 2020년대를 위한 당-군 지도부 인선과 국가 청사진이 확정될 예정이다.

한 국가의 진정한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정부 대변인의 말보다 어떤 무기를 어디에 배치했는지를 보라는 격언이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이 2020년대 전역(戰役, campaign)급 전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조치가 필요한데, 그 핵심은 정보전(IO/IW) 능력이다. 이는 기존 무기 체계 및 장비의 개량, 외국 무기 및 기술의 도입을 통한 중국의 방산 능력 제고를 의미한다.

주요 무기 체계는 Su-27/30/J-11 전투기, J-20/31 스텔스기, J-10/8IIC 다목적기, Y-8 공중 조기 경보기, 소브레멘늬(Sovremenny) 구축함, Kilo/쑹(宋)급 재래식 잠수함, 차세대 공격용(093)/전략 미사일(094) 핵잠수함과 탑재 무기 체계(예, SD-10 공대공 미사일, SS-N-22 대함 순항 미사일, HQ-9/FT-2000 지대공 미사일)가 될 것이다. 여기에 최근 계약이 완료된 Su-35 '슈퍼 플랭커' 전투기가 추가될 것이다.

첨단 군사 기술력이 요구되는 특정 무기 체계로는 대(對)위성(ASAT) 무기, 레이다 위성, SAR 항공기 등이 있고,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군사 기술의 복합적 운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은 전통적으로 고기술과 저기술을 혼합한 형태의 군 구조와 인력 및 무기 체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일부분에 치우친 분석을 피하고 분야별, 군종별 추이를 종합적이고 균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16년 중국군 구조 개편, 어떻게 될까?

2016년에 발생할 중국군의 가장 큰 변화는 병력 감축이나 전력 발전이 아니라 군 구조의 개편이다. 이는 매우 복잡한 사안으로서 짧은 지면에 싣기 어려우나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은 1985년 이후 현재의 군 구조를 유지해 왔으나 이 군 구조가 전면적으로 개편된다. 현재는 중앙군위 아래 4개 총부(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그리고 1998년 이후 총장비부)가 있고, 하위 단위로는 7개 대군구, 해군, 공군 등이 있다. 즉, 해군과 공군은 육군과 동급이 아니라 7대 대군구와 동급이다. 이 지휘 조직 체제가 바뀌는데 중국군으로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실험이다.

현재 중국군은 육해공군 간 '연합 작전(중국에서 쓰는 표현으로는 joint operation)'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군 최고 정책 결정자 수가 육해공 간 균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즉, 중앙군위에서도 육해공군 간 인원 배분이 고르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주석(시진핑) 외 10명의 군 구성원 중 공군은 2명(쉬치량, 마샤오톈), 해군은 1명(우성리) 뿐이다. 7개 대군구의 사령원(사령관)은 전원이 육군이다.

중국의 감군과 군 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지난 몇 달간 대만(타이완), 미국 그리고 홍콩의 언론을 중심으로 많은 기사가 게재되고 있다. 한 기사는 현재의 7개 대군구가 5개의 전략구로 바뀐다고 한다. 현재 7개 대군구 중 란주군구와 청두군구의 관할 면적은 중국 총 면적의 약 절반쯤 된다. 지금도 관할 면적이 너무 넓은데 더 넓어진다니 필자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다른 복수의 기사는 현재의 군 구조를 육해공 사령부로 개편, 통합한다고 한다. 이는 3군 간 정책 결정, 예산 및 인력 배분, 예하 부대 조정 등을 의미한다. 중국군이 지난 90년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실험의 성공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 2017년까지 서면상 지휘 조직도를 만들 수는 있겠으나 2020년대에 '싸워서 이길 수 있는(能打勝仗)' 전투력을 갖춘 군으로 '전환'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내년 중에는 군 구조 개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 혹은 보다 신빙성이 높은 자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맥락과 수준 있는 분석을 제시할 것을 독자들에게 약속드린다. 그때까지 독자들께서는 국내 주요 언론의 '중화권 언론 베끼기'의 관행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피 말리는 기자의 생활을 모르는 바 아니나 좀 더 확인하고 기사를 내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고 했다. 우리가 '합동(joint)'화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는지, 현재 그 결과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겠다. 중국군은 우리 군보다 육군 중심의 전통과 사고가 더 강하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군 구조 개편의 방향과 내용, 그리고 전망에 대해 당장 확실한 분석을 제시할 수는 없다. 내년도 <김태호의 중국 군사세계>에서는 군구조 개편 상황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분석하고 소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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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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