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미사일, 전투기…"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대만의 중국군 연례 회의를 다녀와서 ③

대만(타이완)은 중국 정치의 핵심 이슈이자, 군 현대화의 추동 요인이다.

지난 11월 7일 대만의 마잉주 총통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2008년 마잉주 총통의 집권 이후 양안 간의 교류와 협력은 쌍무적 차원은 물론 국제적으로 이뤄졌다. 국경 간에 상품이 넘나들지 않으면 포탄이 넘어온다는데 양안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대만의 많은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그리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요인 중 중국과 대만의 국력 차가 너무 커져 버렸다. '한 개의 중국' 원칙과 '현상 유지'에 대한 해석도 서로 다르다. 더욱이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을 국가 목표로 삼고 있다.

27회째 열리고 있는 대만의 중국군 연례 회의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주제가 바로 중국의 군 현대화와 대만이다. 이는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중국이 군 현대화를 할 때도, 외국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할 때도, 그리고 유엔과 같은 다자 협의체에서도 중국의 제1 관심 대상은 항상 대만이었다.

인구, 면적, 그리고 국력을 보더라도 대만은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국이 어떤 비용을 치루더라도 대만을 점령하겠다고 결심하면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초토화시키면서까지 대만을 복속시킬 이유는 현재까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또한, 대만도 무기력하지는 않다. 대만의 방어 목표는 침공하는 중국군을 섬멸하는 것이 아니라 침공 비용을 수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 민주국가의 직간접적인 도움도 억지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된다.

동 주제에 대한 역사적 검토는 논외로 하고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상황만을 분석해보자.

효과적인 작전 계획의 수립 및 실행을 위해서는 교육, 훈련 및 시뮬레이션이 필요한데, 한반도 유사시와는 달리 양안 간의 교전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외부에 많이 공개되어 있다. 그 이유는 대만은 약자고 방자(防者)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국내외에 종종 발표한다. 같은 맥락에서, 금년(2015년) 10월 발간된 대만의 <국방 보고서> 는 중국이 2020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많은 선택권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우선,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1300~1500발의 단거리 미사일(DF-11, DF-15)을 발사하여 대만의 총통부, 국방부, 각군 지휘부, 공군 및 해군 기지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 공격은 대만 주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대만의 항전 의지까지 꺾을 정도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 다음으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공군 자산, 예를 들면 수호이(Sukhoi) 계열 전투기, 일류신(Ilyushin) 공중급유기/수송기와 위성을 투입하여 정밀 타격을 실시하는 것이다. 대만의 공군력이 노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중전에서의 우위를 누가 점할 것이냐를 쉽게 점칠 수는 없으나, 교전 초반 양측의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 모두 전투기의 위장과 엄폐를 잘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동남쪽 화롄의 산악 지대에 위치한 공군 기지의 은밀성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폭이 평균 180킬로미터인 대만해협에서 해군력을 전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뱃사람들이 누누이 얘기하듯이 잔잔한 바다는 없다. 특히, 대만해협은 파고가 높고 기후 변화가 심하기로 유명한 해역이다. 이외에도 전시에 근접 공군 지원(CAS)이 없는 해군의 단독 작전은 '자살 행위'에 해당한다.

최근 등장한 새로운 요인은 지난 수십 년간 대만군은 서쪽(중국 대륙)만 바라보고 방어력을 구축했으나, 앞으로는 동쪽(태평양)에 중국의 항공모함이 배치될 경우를 대비해야 할 필요가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상륙전의 개시다. 현재 중국이 운용하고 있는 2개 해군 육전대(즉, 해병) 외에도 전투병을 이송하기 위한 상륙 함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부분이 좀 복잡하다. 중국군의 상륙 함정을 모두 모아도 3~4개 사단(즉, 3~4만 명) 밖에 수송할 수 없다. 전면전 발생시 필요한 병력 규모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현재의 수송 능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다. 중국이 이 분야를 증강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침공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된다.

중국은 상륙 함정 건조 능력을 분명히 갖고 있는데 왜 증강하지 않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 상륙전 능력을 제고하면 양안 간의 군사적 긴장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대만과의 통일은 더 멀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고의적으로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에 소요되는 핵심 능력은 네 가지이다. 미사일 전력, 공군력, 해군력 그리고 상륙전 능력이다. 이를 스펙트럼으로 볼 때, 앞쪽이 비용을 적게 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고, 뒤쪽으로 갈수록 결과가 불투명해진다.

양안 관계의 미래 변수들

여기까지는 많은 중국군 주요 전문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 새로운 변수가 되는 것은 우선 내년(2016년) 1월 16일 실시 예정인 대만의 총통 및 입법원(국회) 동시 선거의 결과이다. 대만 독립을 강령으로 하는 민진당(DPP)의 승리 여부, 9월 3일 발표한 중국군 병력 30만 명 감축을 포함한 군 개혁의 내용, 그리고 이번 달(12월)에 발표 예정인 미국의 대만에 대한 10억 달러어치의 무기 판매와 내년 미국의 대선 등이 미래 변수가 될 것이다.

양안 관계는 남북한 관계와 다르다. 한국도 방어적 위치에 있기는 하나 북한에 대해 약자는 아니다. '통일 외교'는 지속되어야 하나, 북한군에 대한 이해와 연구, 예를 들어 조직, 전투력, 무기, 훈련 등에 대해 학계와 언론, 그리고 군의 주요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리가 지속성 있게 오래 이어져야 한다. 20여 년 동안 대만과 미국의 중국군 연례회의를 다니면서 느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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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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