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담뱃값이 올라 작년과 비교해 더 거둔 세금이 약 4조3천억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에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 감소 효과는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미미해 담뱃값 인상이 세수만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납세자연맹이 한국담배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담배 판매량은 12월 말 누계 기준으로 33억3천만갑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담배 세수는 11조489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담뱃세 수입(6조7천427억원)보다 63.9%(4조3천억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국민건강을 해치는 흡연율을 낮춘다는 명분을 내세워 담배 한 갑에 물리던 세금을 1천550원에서 3천318원으로 2배 이상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담뱃값은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올랐다.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는 올해 담배 세수가 2조8천547억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납세자연맹이 이번에 추산한 세수 증가분(4조3천64억원)은 정부가 애초 추산했던 것의 1.5배 규모다.
담배 세수가 정부의 처음 예상보다 많아진 것은 담뱃세 인상에도 소비량이 줄어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담배 판매량은 담뱃값 인상 직후인 올해 1월 1억7천만갑, 2월 1억8천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8.5%, 33.3% 떨어졌다.
그러나 3월 들어 2억4천만갑으로 뛰었다.
담뱃세 인상에 대비해 작년 말 사재기해둔 담배가 떨어지고 금연에 실패한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담배 판매량은 이후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해 7월에는 3억5천만갑까지 치솟았다가 10월 3억갑, 11월 2억9천만갑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감소폭은 10월 18.9%, 11월 19.4%로 둔화됐다.
담배 세수의 기반이 되는 '담배반출량'은 담뱃값 인상 직후인 올해 1월 34억 개비, 2월 36억 개비로 낮아졌다가 3월 들어 49억 개비로 역시 급격히 늘었다.
4월 58억 개비, 5월 54억 개비, 6월에는 57억 개비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출량은 공장이나 창고에서 담배가 얼마나 나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장기적으로는 실제 소비량이 반출량에 가까워진다.
흡연율 조사 결과에 비춰봐도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는 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성인남성 흡연율은 작년의 40.8%에서 5.8%포인트 떨어진 35.0%로 조사됐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었다.
담뱃값 인상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한 것은 가격요인 외에 담뱃값 경고그림 게시 등 비가격적인 금연 대책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은 탓도 있다는 분석이다.
담뱃값 인상 초기부터 금연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가격적인 부분의 금연 대책을 적극 시행했었야 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계산한 것과 반출량 기준으로 계산한 것 사이에 담배 세수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정부 예상보다 흡연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내년 12월부터 담뱃값에 경고그림 의무화가 도입되면 흡연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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