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5일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 정부가 "보수언론들을 내세워 회담에서 '돈 상자인 금강산 관광 재개에만 매달리였다' 느니 뭐니 하고 우리를 심히 모독하면서 회담 결렬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듯이 떠들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를 먼저 해결한 다음 관광 재개 실무접촉 같은 것을 열자고 하면서 그 무슨 '3대 전제조건'에 '사업권 회복'이라는 것까지 덧붙여 들고나와 생억지를 부렸다"고 밝혔다.
이는 남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박왕자 씨 피살 사건 진상 규명 △관광객 신변 안전 관련 제도적 장치 마련 △재발방지 대책 마련 △북한이 몰수한 금강산 관련 자산에 대한 재산권 회복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남측이) 나중에는 '내부사정'이요 뭐요 하면서 협의를 거부하던 끝에 미국의 승인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는 구차스러운 변명까지 늘어놓으면서 저들이 들고나온 문제들만 협의하자고 집요하게 뻗치었다"고 언급했다. 남한 정부가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를 거부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당국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부대를 지휘 총괄하는 '전략군'을 제재 대상에 지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한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안된다는 신호를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담 당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북한에 설명하긴 했지만,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면서 남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의제들만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남측은 북남 관계개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잡다한 문제들을 잔뜩 들고나와 인위적인 난관과 장애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잡다한 문제'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에서 밝힌 민생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사업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남측은) '시범농장'이니, 병해충 문제니 하는 당국회담 격에도 어울리지 않는 시시껄렁한 문제들을 나열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한이 회담에서 핵 문제를 꺼낸 것에 대해서도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변인은 "남측은 터무니없이 '핵문제'를 북남 대화 탁자에 올려 놓으려다가 우리의 즉시적인 된 타격을 받고 입밖에 꺼내지도 못한채 철회하지 않으면 안되였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북측은 우리 측에 회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 보다, 8.25 합의 정신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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