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국면…문재인 지지율 '결집'

호남에서도 安에 2배 리드…安, 호남에서 하락세

문재인 대표와의 주도권 싸움 끝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탈당 가능성'이 부각되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기간이 끝난 후, 그의 탈당이 현실이 되면서는 오히려 문 대표 쪽으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동향이 엿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4일 발표에 따르면, 이 기관의 12월 2주차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김무성 21.8%, 문재인 18.5%, 박원순 12.1%, 안철수 10.1% 순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주일 전 대비 1.2%포인트 오른 21.8%로 2주 연속 상승, 2위 문재인 대표와의 격차를 3.3%포인트로 벌리며 24주 연속 선두를 이어갔다"며 "지난주 내내 극심하게 지속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안철수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주 조사에서 아무래도 관심이 쏠리는 포인트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구도에 미칠 영향이다. 당장 나타난 결과를 보면 안 의원은 언론의 주목 효과로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내에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의 탈당이 '설'이 아닌 '현실'이 되면서는 오히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문 대표 등 이른바 '친노'에게 비판적이라던 호남 민심도,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불거지자 오히려 문 대표에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안 의원의 주간 평균 지지율은 전주 대비 1.8%포인트 오른 10.1%로, 이는 같은 기관 조사로는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갤럽 등 다른 기관 조사에서 안 의원은 꾸준히 9~10%를 기록해 왔기 때문에, '1년여 만에 두 자릿수 지지율'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지난 9일부터 호남과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문 대표의 지지율이 폭등한 현상이다. 이 기관의 일일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 8일까지 안 의원 지지율은 대체로 상승하고, 문 대표 지지율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 추세가 정점을 찍은 지난 8일에는 전체 지지율에서 문재인 15.1%, 안철수 13.3%까지 좁혀졌다. 같은 시점에서의 호남 지역 지지율만 뗴어 놓고 보면, 안 의원은 35.3%로 문재인(13.3%)·박원순(15.4%) 둘을 합친 것보다 더 높게 나왔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문 대표 지지율은 33.3%까지 떨어진 반면, 안 의원 지지율은 15.2%로 주간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9일부터는 안 의원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졌다. 8일 35.2%로 최고치를 기록한 안 의원의 호남 지지율은 9일 29.0%, 10일 13.1%, 11일 10.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문 대표의 같은 지방 지지율은 8일 13.3%, 9일 17.0%, 10일 26.7%. 11일 26.6%로 나타났다.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면서는 '호남 민심'이 비판적으로 본다는 문 대표의 지지율이 안 의원의 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상회하기 시작한 것.

▲야권 주요 대선주자들의 호남 지역 주간 지지율 변동. ⓒ리얼미터

전국 지지율로 봐도, 안 의원 지지율은 8일 주간 최고점(13.3%)을 기록한 후 9일 10.1%, 10일 7.8%, 11일 8.7%로 하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문 대표는 8일 주간 최저점인 15.1%에서 9일 15.7%, 10일 22.1%, 11일 21.3%로 급등한 모습이었다.

▲야권 주요 대선주자들의 12월 2주 전국 지지율 일간 동향. ⓒ리얼미터

안 의원의 '최후통첩' 기자회견은 일요일인 지난 6일 있었다. 반면 안 의원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9일부터다. 9일 아침, 문병호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이번 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안 전 대표는 다음주쯤에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큰 뉴스가 됐다. (☞관련 기사 : '안철수 내주 탈당' 주장 문병호 "安 만난 건 아냐") 당시 안 의원 측은 '문 의원의 자의적 판단'이라고 했으나, 국내 최대 통신사인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이 문 의원의 발언을 속보로 타전하면서 안 의원의 탈당은 이때부터 '가설'의 영역을 넘어서게 됐다.

리얼미터는 "안 의원 진영과 비주류를 중심으로 극심하게 지속됐던 각종 당내 분열상으로, 호남 지역과 새정치연합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의 와해와 총선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도로 고조되면서 그 동안 이탈했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42.3%, 새정치연합 26.8%, 정의당 6.6%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46.0%, 부정 평가는 49.5%(2.5%포인트 상승)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7~11일 전국 남녀 유권자 2587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유·무선(각 50%) 병행으로 무작위걸기(RDD) 방법을 통해 수행됐고, 응답률은 6.4%(전화면접 20.2%, 자동응답 4.9%)였다. 집계 결과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보정됐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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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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