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최고위원 사퇴…"문재인도 사퇴하라"

새정치 최고위원 두 명 사퇴…최재천도 "사퇴 검토 중"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문재인 대표 사퇴와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에 반발해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온 주 최고위원은 전날 문 대표와 만나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만은 막아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열자고 다시 요구했으나,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를 결심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문재인 대표와 만났지만,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제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제는 문재인 대표께서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주셔야 한다"면서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란다"면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 물갈이'의 기준이 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세부 기준안 통과를 강행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어제는 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제가 그토록 재고를 요청했던 '제19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과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 시 선출 규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도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문 대표가 패권주의의 민낯을 또 다시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호남 비주류인 주 최고위원은 "호남은 4월 재보선 때부터 민심의 경고등을 켰으나, 문 대표는 호남의 민심을 애써 무시하며 오히려 모욕했다"고 비판하면서도,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혁신과 야권 통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당원이 되겠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은 부정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왼쪽)과 문재인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 두 자리가 비게 됐다. 앞서 '86그룹'의 핵심인 오영식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월 27일 문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보인 가운데 "세대 교체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정성호 민생본부장 등 비주류 당직자들도 문 대표 체제에 반대하며 사퇴를 검토하고 있어서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당분간 고조될 전망이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날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비주류 전체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맞으나, 오늘 제가 사퇴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퇴를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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