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고위 정보관리 고백 "우린 어리석었다"

[주간 프레시안 뷰] "이라크 침공은 대실책, 역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

지난 11월 30일 파리 기후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시리아 해법 등을 논의했습니다. 11월 15~16일 터키 안탈랴 G 20 정산회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푸틴은 오바마와의 회동에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융커 유럽집행위 위원장과 만났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습니다.

네타냐후는 "(시리아 문제 등) 모든 전략적 문제"에서 러시아와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메르켈 등 유럽 측 지도자와의 회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융커 집행위원장이 평소 미국의 대러시아 적대정책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던 것에 비추어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한 유럽-러시아간 협력 강화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시리아 난민의 대량 유입(독일에만 95만 명)에 이은 파리 동시 다발 테러(11월 13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으로서는 러시아와의 공조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모든 분석가들이 인정하듯이 9월 30일 시작된 러시아의 군사 개입으로 시리아 내전의 양상은 결정적으로 변화됐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국가(IS)가 수세에 몰리게 된 것이죠. 러시아와의 공조 없이는 시리아 내전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제 세계의 상식이 됐습니다. 이번 파리 기후 정상 회담에서는 유럽은 물론 이스라엘까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미국, 러시아와 IS 격퇴 공조에 나설까

문제는 미국이 전략적 적대국가인 러시아와의 공조에 적극 나설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IS 격퇴를 위한 국제 공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이 앞장을 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립니다. 한 쪽은 파리 테러 직후부터 미국이 '조용히' 대러시아 공조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기는 미국 정부 내 네오콘 세력과 사우디 등에 대한 무기장사로 떼돈을 버는 군산복합체 등이 버티고 있는 한 '아사드 제거'라는 기존 미국 정책의 180도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우선 낙관론입니다. 미국의 독립연구자인 가레쓰 포터는 오바마 정부가 파리 테러 이후 러시아와의 공조에 나섰다고 지적합니다. 테러 이틀 후인 11월 15일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러시아 군사 개입 이후 러시아 측과 정보 공유 등에 관해 몇 차례 논의가 있었다고 밝힌 것입니다. 지난 9월 러시아는 시리아 개입에 앞서 미국과의 정보 공유 및 상호 군사 대표 파견을 통한 작전 조율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푸틴이 '아사드 구조'만을 노리고 있다며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아사드 제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리 테러로 유럽 국가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자 이같은 협력 사실을 밝혔다는 것이죠.

나아가 CIA 부국장 출신으로 2012~13년 국장 대행을 역임하기도 했던 마이클 모렐은 11월 15일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즉각 퇴진 문제는 재고돼야 한다"면서 "아사드는 문제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해결책의 일부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최근까지 '아사드 즉각 퇴진'을 내전 해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모렐의 이 발언은 6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어 아사드가 명예롭게 퇴진할 길을 열어주자는 러시아의 의견에 오바마 정부가 동의했음을 시사한다고 포터는 분석합니다. IS가 전면에 등장한 2014년 말에서 올해 초에 걸쳐 미국이 의지해왔던 이른바 '온건 반군'이 완전히 소멸했기 때문에 '아사드 즉각 퇴진'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돼버렸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 How Terror in Paris Calls for Revising US Syria Policy)

또한 인도 외교관 출신의 안보전문가인 바드라쿠마르는 1일자 <아시아타임스> 기사에서 11월 30일 오바마-푸틴 회동으로 미러 간 해빙의 기운이 감지된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해 오바마가 푸틴에게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이 그 징조라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24일 격추 사건 직후 터키의 영공 수호는 당연한 것이라며 터키를 두둔한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죠. 오바마와의 회담 직후 푸틴은 양국이 "향후 행동에 관한 전반적인 공감을 이루었다"면서 앞으로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공동 행동'과 함께 평화협상에 참여할 '건전한 반대 세력'을 선별하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러 공조를 시사하는 발언입니다. 이후 오바마는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시리아 내외에 '휴전지대'를 설정해 건전한 반대세력이 서방의 공습에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할 것, 미-러 외무장관이 주도하는 비엔나 평화협상에 참여할 '건전한 반대 세력'을 선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미러 군사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2차 대전 이후 최초의 양국간 군사협력이 됩니다. 그만큼 중차대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바드라쿠마르는 미-러 시리아 공조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러시아, 유럽-러시아 간의 갈등도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의 다니엘 프리드 제재 담당 정책조정관은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정책 회의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가 영구적일 것이라고 믿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대러 경제 제재 해제를 시사하는 발언입니다.

(☞관련 기사 : A climate change in US-Russia ties bodes well for Syria)

네오콘과 군산복합체의 반발 만만치 않아

반면 30년간 CIA 정보분석관으로 일하다 평화운동가로 변신한 레이 매거번은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설사 오바마 대통령이 대러 공조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와 군부, 그리고 경제계에 단단히 뿌리박은 강경세력의 방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단적인 사례가 11월 24일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입니다. 매거번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 전투기는 단 17초 간 터키 영공에 진입했는데, 이를 빌미로 '감히'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것은 미국-터키 정보기관 간 모종의 음모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나아가 미국-러시아 간 직접 군사대결을 유도하는 터키의 음모로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푸틴 역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의 군사 작전 내용을 모두 미국에 통보했는데, 미국이 이를 무책임하게 다루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 정부와 군부 내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단초가 된 이른바 '민주화 시위'를 배후 조종한 네오콘의 일원 빅토리아 눌란드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가 건재한 것을 비롯해 무수한 강경파가 포진해 있습니다.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이라면서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을 방해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주장하는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러시아에 대해 공공연히 적대감을 표출하는 필립 브리드러브 나토 사령관 등이 그런 인물들입니다.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 등도 역시 대러 강경파입니다. 또한 사우디 등에 대한 무기 판매로 엄청난 이윤을 챙기고 있는 군산복합체들도 미러 공조, 나아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반기지 않습니다. 오바마 정부 첫 5년간의 대외 무기 판매는 이전 부시 정부 8년의 판매 액수를 이미 넘겼으며 2차 대전 이후 최대 판매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60% 정도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 국가들이 사들인 것입니다. 오바마 정부는 사우디에 1000억 달러 상당의 5년 무기 판매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에는 13억 달러의 추가 판매가 성사됐다고 합니다. 애쉬턴 카터 국방장관은 부족한 국방 예산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사우디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은 아사드 제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무수한 정치적 반대파와 국내외 로비 세력의 반대를 물리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게 매거번의 주장입니다.

(☞관련 기사 : The US-Russia Proxy War in Syria)

따라서 오바마가 러시아와의 공조를 통해 IS 격퇴는 물론 미국-러시아, 유럽-러시아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플린 전 국방정보국장 "바그다디 제거는 테러 격화시킬 뿐"

정작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10여 년 간 테러와의 전쟁에 몸담아 왔던 한 미군 고위 장성의 고백입니다. 30여 년 간 정보 및 특수전 분야에서 활동해 왔던 마이클 플린(56)이란 분인데요. 그는 이라크 내전이 한창이던 2004~2007년 미국 특수군 사령관으로 활약했고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역임한 최고위급 장군입니다. 특히 특수군 사령관 재직 당시인 2006년 6월 오사마 빈 라덴에 맞먹는 테러 지도자였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제거했고, 2004년 2월에는 현재 IS 최고지도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체포하기도(몇 년 후 석방) 했습니다. 자르카위의 졸개였던 바그다디는 지난해 6월 모술 함락 이후 이슬람왕국(칼리프)의 국왕을 참칭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물이 돼 있죠.

10여 년 간 테러와의 전쟁에 전념했던 그가 11월 29일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어리석었다('We Were Too Dumb') (…) (2003년) 이라크 침공은 커다란 실책이며 전략적 실패였다...후세인 및 가다피 제거도 실책이었다. 지금 이 나라들은 실패국가가 되었(고 주변 지역은 혼란과 무질서가 지배하고 있)다. (…) 역사는 그러한 결정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플린 장군은 미국의 전략적 실패의 원인에 대해 테러의 원인이 무엇이며 무슬림들이 왜 미국을 공격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보다는 테러 분자를 찾아내 소탕하는 것으로 테러가 근절될 것으로 믿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전대미문의 9.11테러를 겪은 후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면서 "도대체 이 놈들은 누구인가? 모조리 찾아내 다 죽여 버리자"는 생각이 앞섰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뼈아픈 자기 성찰입니까? 10여 년의 전쟁 끝에 그는 뼈아픈 교훈을 배운 것입니다. 한때 이슬람 무장세력의 최고지도자였던 자르카위를 제거하고 바그다디를 체포하기도 했던 플린 장군은 바그다디의 제거는 테러와의 전쟁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를 순교자로 만들어 대테러 전쟁을 격화시킬 뿐이라는 얘깁니다.

그는 또 자르카위 시절(2003~2006년)에는(알카에다 이라크지부) 10여 개 국가에서 매달 15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든 반면 바그다디의 IS에는 100여 개 국가에서 매달 1500명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10배 이상 강력한 조직이란 얘기입니다.


▲마이클 플린 전 미국 DIA국장 ⓒDIA페이스북


한편 영국 킹스칼리지의 피터 노이만 교수는 지난 9월 발간한 <새로운 이슬람전사(New Jihadist)>란 책에서 현재 IS의 외국인 전사는 2만 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들의 테러는 앞으로 한 세대(20~3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노이만 교수에 따르면 IS는 현재 500만~700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을 통치하면서 이들에게 식량과 보육, 난방과 전력 등을 공급하는 '완벽한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연간 20억 달러로 IS는 석유 판매와 아랍 국가들의 은밀한 기부금, 세금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 Europe's Jihadists: What the Paris Attacks Tell Us about IS Strategy)

플린 장군은 효과적인 대테러전쟁을 위해 다음 3가지 방책을 제시합니다. 첫째 지상군 투입, 둘째 IS 점거 영토의 탈환 및 안정화에 이은 난민들의 귀환, 그리고 마지막으로 IS 격퇴는 반드시 유엔 참여 하의 연합군 사령부 지휘 하에 미국, 러시아, 유럽, 아랍 국가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 개입으로 시리아 내전의 힘의 균형이 극적으로 바뀌었다면서 러시아를 배제해선 안 되며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서방 및 러시아만의 군사 개입은 아랍인의 눈에 외세의 부당한 개입으로 보일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아랍 국가들이 군사작전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은밀히 이슬람 무장세력을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 터키(최근 IS와의 석유 밀거래 의혹이 제기됐고 IS보다는 아사드 제거가 목표임), 카타르 등을 겨냥해 만일 아랍 국가 중 IS에 대한 자금 지원이 밝혀질 경우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명실상부한 국제 공조만이 IS를 격퇴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 해도 IS 격퇴에는 수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관련 기사 : Ex-US Intelligence Chief on Islamic State's Rise: 'We Were Too Dumb')

테러의 근본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

최근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중동의 심각한 불평등 상황이 테러리즘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서방측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프랑스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이집트와 이란, 그리고 시리아, 이라크를 거쳐 아라비아 반도를 보면 몇몇 석유 왕국들이 중동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70%를 차지한다. 이 석유 왕국들의 인구는 중동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중동은 지구에서 가장 불평등한 지역이 됐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그는 "석유 왕국 내에서도 소수의 사람들이 부를 독점한다. 여성과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많은 계층은 반노예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이 정권들을 군사적·정치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은 바로 서방 국가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즉 이슬람 테러의 근본 원인은 바로 경제적 불평등이며, 중동 지역의 극단적 불평등이 지속되는 이유는 바로 서방의 독재정권에 대한 지원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관련 기사 : 경제학자 피케티 "테러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

독일 <슈피겔>의 클라우스 브링크보이머 편집국장도 같은 의견입니다. 그는 11월 27일자 칼럼에서 "이집트와 같은 독재국가, 이라크 시리아 등의 실패국가에서 경제가 붕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기력과 분노에 빠진 젊은이들이 테러에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힘없는 (아랍) 젊은이들이 (서방 및 아랍의) 힘센 자들을 타격함으로써 일종의 보상 심리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칼럼은 러시아와의 공조, 아사드의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했는데 이는 이제까지의 논조에서 180도 바뀐 것입니다. 최근까지 슈피겔은 러시아에 대한 노골적 적대감, 그리고 아사드 즉각 퇴진을 요구해 왔기 때문입니다. 파리 테러가 가져온 각성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 브링크보이머 편집국장은 "현재 무력감이 아랍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테러 근절의 근본적 대책은 교육을 통해,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테러 분자에 대한 군사적 타격은 결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관련 기사 : The Answer to Terror: We Need Determination, Not Saber Rattling)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11.14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IS에 비유해 빈축을 산 바 있습니다. 물론 터무니없는 비유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으로 생존의 벼랑에 몰리고 있는 청년실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의 상태가 불안에서 무기력으로, 그리고 이제는 분노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입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테러의 근본 원인이라는 피케티의 지적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슬람 테러는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할 때가 됐습니다. IS의 한국에 대한 테러를 걱정하기에 앞서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어떤 파괴적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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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서울대학교를 나와 경향신문에서 워싱턴 특파원, 국제부 차장을 지내다 2001년 프레시안을 창간했다. 편집국장을 거쳐 2003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2013년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이사장을 맡았다. 남북관계 및 국제정세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연재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프레시안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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