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그들 기준에서 난 '빨갱이'지만…"

[현장] 2015 인권콘서트 개최…박래군 "더 물러날 곳 없다"

한마디로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였다.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인권,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 2015 인권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총연맹, 민주화 실천가족운동 협의회 등 107개 단체가 함께 준비했다.

이날 행사의 포문은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에 맞춰 율동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호 전농 의장, 배우 안내상, 방송인 김미화, 이재명 성남시장 등의 축하 영상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이야기콘서트 놈‧놈‧놈'이었다. 110일간의 구속에서 나와 '방금 나온 놈'인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곧 들어갈 놈'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변호해 줄 놈' 황필규 변호사가 현재의 인권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은 "이제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며 "벼랑으로 떨어져 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금의 인권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세월호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얼마 전 풀려났다.

▲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인권,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 2015 인권콘서트가 열렸다. ⓒ프레시안(허환주)

박 소장은 "박근혜 정부는 (인권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더욱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며 "더는 이를 버티는 식의 연장전을 할 게 아니라 이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5일 집회에는 백골단까지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여기서 움츠러들지 말고 힘을 합쳐서 역사를 바꿔야 한다"고 독려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지금의 한국을 두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않는가"라며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서로에게 응원하면서 함께 이 길을 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인권콘서트를 찾은 9인조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는 "2015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은 계속 후퇴, 후퇴, 후퇴, 또 후퇴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하지만 기운 내서 다시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길을 같이 한 번 힘차게 노 저어 나가보자"고 말했다.

가수 이은미 씨는 "지금 나는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가지 압박을 받고 자극을 받는 처지"라며 "그들 기준으로 보면 나는 확실한 '빨갱이'"라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은미 씨는 그간 제주 강정마을, 세월호 집회 등에서 공연을 해왔다.

이은미 씨는 "오늘 인권콘서트 무대에 올랐다고 또 어떤 외압을 받을지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여러분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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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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