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미화 이명희, 청와대가 EBS 사장 내정?

EBS 지부 "친일파 이명희는 사장 응모 자격도 없다"

친일·독재 미화 등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 대표 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가 교육방송(EBS) 사장으로 유력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EBS 사장 선임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명의 상임위원이 12명의 지원자 중 면접 심사를 치를 대상자들을 선별해 이번 주 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8일 마감된 EBS 사장 공모에는 이 교수를 포함해 윤문상 현 EBS 부사장, 이명구 전 EBS 부사장, 차만순 전 EBS 부사장, 이영만 현 EBS 감사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BS 사장 선임 권한이 있는 방통위의 공모 절차가 늦어진 데다가 일각에서 '이명희 교수 청와대 내정설' 등이 흘러나와 논란이 됐다. 공모 마감을 앞두고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학자이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운동을 벌인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등이 또 다른 유력 후보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이들 중 이명희 교수만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이 교수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 2009년, 2012년에도 EBS사장직에 도전했던 이 교수는 2013년 새누리당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키겠다"며 준비한 '근현대사 역사교실’의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그는 "현재 좌파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국정 교과서에 대해서도 찬성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이러한 행보를 걸어온 이 교수가 EBS 사장으로 내정된 게 아니냐는 소식이 들리자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전국언론노조조합 EBS 지부는 이 교수가 이념적 편향성이 심각할 뿐 아니라 방송의 독립성도 보장받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EBS 지부는 여러 차례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이명희 교수가 선임될 경우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EBS 지부는 23일 '친일파 이명희는 교육방송 사장 응모자격도 없다'는 성명을 내고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다닌 것이 아니라, 위안부 스스로 일본군을 따라다녔다는 취지의 내용을 고등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써놓았다"며 "이런 인물이 학교 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 교육에 이바지해야 하는 교육방송의 장이 되겠다고 꿈꾸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명희는 지난 2009년 교육방송 사장 면접에서 이미 부적격자로 퇴짜를 맞았지만 2012년에 이어 올해까지 3차례나 교육방송 사장에 응모한 것은 선정 주체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우롱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온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라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과 EBS 사장 선임을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EBS 설립목적에 충실하게 사장을 선임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라"고 요구했다.

언론시민단체에서도 이명희 교수의 EBS 사장 공모 지원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9일 성명을 내고 "교학사 교과서’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이명희 교수가 국정 교과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 이 시국에 혼자 판단으로 교육방송 사장 지원을 결행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며 이는 청와대와 무관치 않다"며 "EBS 사장 선임도 김성우 홍보수석의 작품이라면 당장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떳떳하게 진상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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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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