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창비 편집인에서 사퇴

25일 발표 예정... 문학 평론은 지속

백낙청(77)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창비를 떠난다.

창비 관계자는 "오는 25일 열리는 문학상 시상식에서 백 명예교수가 계간지 <창작과 비평>의 편집인 사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백 명예교수는 그간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편집인 업무를 수행한 <창작과 비평> 겨울호가 같은 날 배포되므로, 사실상 백 명예교수는 이미 창비 업무에서 물러난 것과 다름없다.

창비 측은 별도의 은퇴식을 마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창비는 내년 초 새로운 편집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백 명예교수는 다만 편집일선에서 물러날 뿐, 앞으로도 문학 비평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그가 가진 창비 지분이 큰데다, 여전히 출판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 그의 영향력이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 명예교수는 최근 자사 팟캐스트 <라디오책다방>을 통해서도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 명예교수는 1938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브라운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1966년 1월 계간 <창작과 비평>을 만들어 군부 독재 치하에서 특유의 '민족문학론'의 기틀을 세웠다.

창비는 1974년부터 단행본을 출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황석영의 소설집 <객지>, 리영희의 <전환 시대의 논리>, 신경림의 <농무> 등을 펴내며 80~90년대 한국 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 출판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창비는 최근 표절로 논란을 일으킨 소설가 신경숙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와 함께 이른바 '문화권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백 명예교수는 창비의 입장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받아 거센 반발을 샀다. 그 스스로도 <창작과 비평>을 통해 복수에 걸쳐 신경숙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논란 과정에서 문학계 안팎에서 창비 쇄신 요구가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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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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