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압' 경찰청장, 옷 벗으라"

농민단체들 "경찰, 시위대를 거리 낙엽 청소하듯 쓸어버려"

농민단체들이 강신명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 씨 관련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16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진압 주동자 강신명 경찰청장은 농민 앞에 사죄하고 경찰제복을 벗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백남기 씨는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서울대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경찰은 살수차로 직접 쏘아 쓰러뜨리고, 쓰러졌어도 쏘아대고, 구조하는 사람들까지 쏘아대는 반인륜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은 농민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거리의 낙엽 물청소 하듯이 했다"며 "국민의 경찰이 어떻게 이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국민의 목소리를 차벽으로 차단하기 위해, 수십일간 진행된 경찰의 살인진압 훈련이 가져온 결과"라며 "또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들에게는 적대적으로 대하는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 낸 사회적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도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즉각 귀국해서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경찰청장을 파면하고 해당 경찰관들을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16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진압 주동자 강신명 경찰청장은 농민 앞에 사죄하고 경찰제복을 벗으라"고 요구했다. ⓒ프레시안(허환주)

"물대포 맞는 젊은이들이 걱정돼서 갔다가…"

백 씨와 함께 전남 보성에서 올라온 최영추 씨는 "남대문에서 행진해서 광화문까지 왔으나 차벽에 막혀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며 "그때 백 씨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찾으러 갔는데, 그런 일을 겪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씨는 "우리 대오는 집회 대오 뒷부분에 있었다"며 "그럼에도 앞에서 물대포 맞는 젊은이들이 걱정돼서 갔다가 물대포를 맞고는 쓰러져서 현재까지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는 물대포가 왜 물대포인지 똑똑히 보았다"며 "직접 쏘면 안 된다고 분명 경찰지침에는 적혀 있지만 이를 백 씨에게 직접 사용했다. 누가 지시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경한 입장이다. 강신명 청장은 이날 오전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불법 집회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 청장은 대규모 시위대가 청와대 진출을 목표로 복면을 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방화·투석 등 불법폭력시위를 했다고 언급하면서 "불법시위 주도자와 폭력 행위자에 대해서는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는 등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에 '불법폭력시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모든 지방경찰청에 '불법폭력시위 수사본부'를 설치해 개인의 불법행위는 물론 개인이 소속된 단체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견 직후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청사로 진입을 시도했다. ⓒ프레시안(허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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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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