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산불처럼 새마을운동 번져"...맨해튼에서도?

'새마을운동 찬사'에 박근혜 "인류 공동의 자산되길 기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띄우기'에 분위기를 맞추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첫 일정은 반 사무총장과의 단독 만찬 회동이었다.

반 총장은 유엔 개발정상회의 기간 중인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새마을 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해, 박 대통령 다음 순서 연사로 나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산불처럼 새마을 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새마을 운동이 처음 시작될 때 저는 공무원으로서 새마을 운동을 실행으로 옮기는 노력을 했고, 제가 살던 마을과 나라가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자부심을 느꼈다"며 "박 대통령의 노력으로 새마을 운동을 개도국에 소개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시기부터 '제2의 새마을 운동'을 언급했고, 이후 개발도상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상당 부분이 '새마을 운동 전파'에 할애됐다. 반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런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교부 장관으로 있을 때, 르완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공항에서 마을에 이르기까지 길이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르완다 대통령에게 '매우 아름답고 정돈이 잘 된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대통령은 책 한 권을 내밀며 '한국인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지난 6월 3일 뉴욕 할렘가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다"며 "그 학교는 대단한 학업 성취율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 학교 창업자이자 교장이 한국의 새마을 운동에 영감을 받은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맨해튼 중심에서 새마을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반 총장의 연설에 대해 크게 박수를 치며 환영했고, 반 총장에게 한국말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전날인 25일(현지 시간) 저녁을 함께 들며 20분간 비공개로 환담을 나누기도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새마을 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새마을운동 성공 요인은 박정희 리더십"

앞서 행사 개회사에서 박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끈 개발 정책이자, 국민적 의식 개혁 운동이었다"고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저는 당시 대통령이셨던 선친께서 새마을 운동을 추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성공 요인들이 어떻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서 국민과 나라를 바꿔 놓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의 성공 요건으로 "인센티브와 경쟁",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국민의 참여(☞관련 기사)" 외에 "신뢰에 기반을 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을 들기도 했다. 즉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칭송한 것.

박 대통령은 "지도자(박 전 대통령을 지칭 : 편집자)는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차단해서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정치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으로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다. 그러한 지도자의 비전과 의지가 국민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새마을 운동의 시너지는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박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새마을 운동을 21세기 신(新) 농촌 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소중한 자리가 마련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 동안 한국 정부와 함께 새마을운동 국제화에 노력을 기울여주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개발계획(UNDP)에 감사드리며, 오늘 이 자리가 새마을 운동을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그는 "OECD와 UNDP가 새마을 운동을 기초로 '신 농촌개발 패러다임'과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새마을 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지금도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눔, 봉사, 배려'의 새로운 공동체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새마을 운동이 각국의 특수성과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글로벌 농촌 개발 전략과 국가 발전 전략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면서 "새마을 운동에 기초한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지구촌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대한민국은 이를 위해 다른 개도국들은 물론, 유엔,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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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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