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음서제 방지법' 발의…'친노' 윤후덕 겨냥?

"공직자는 투명해야…불편하면 공직 맡지 말라"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정치인 및 고위공직자 자녀와 배우자의 직업·직장명·취업일시 등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고위공직자의 자녀나 배우자가 연줄을 활용해 기업 등에 특혜 채용되는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를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안 전 대표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법안 설명회를 열고 "땅콩 회항, 취업 청탁 사건은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분노를 남겼다"며 "법 개정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목표는 공정사회와 반(反)부패, 국민 통합"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더 이상 반칙과 특권은 없어야 한다"며 "정치인과 공직자의 사익 추구는 단호히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법률 개정안의 '제안 이유'에서 "최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가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 자녀의 취업을 청탁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사적 편익을 도모하는 것은 공직자의 윤리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 정무직 공무원과 4급 이상의 고위공무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에 대해 재산 현황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개정안은 재산 현황뿐 아니라 직업, 취직일, 직장명, 직위, 직업에서 얻는 수입액과 직업 변동 과정 등도 등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단 재산 현황은 등록 후 관보를 통해 공개하지만, 배우자와 자녀의 직업 현황은 등록·심사만 받게 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하며 그 책임이 정치인과 공직자에 있다"며 "사생활 침해나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 행복추구권 제한 등 다양한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공직자의 생활은 투명해야 하고 일정 기준에 따라 절제돼야 한다. 그것이 불편하고 못 견디겠다면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일 대선 출마선언 3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신이 제시한 '당 부패 척결' 과제와 관련 △무관용, △온정주의 추방, △정당 연대책임제 도입을 당 지도부에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사실상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문재인 대표의 반응을 지목해 '온정주의'라고 비판한 것은, '반(反)부패'를 내세워 대선주자로서 문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자신의 '새 정치'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앞서 그는 '낡은 진보 청산', '새로운 인재 영입'과 함께 '부패 척결'을 당 3대 혁신 과제로 들었었다. (☞관련 기사 : 안철수, '반부패' 내세워 문재인과 선 긋기)

이런 가운데 이날 안 전 대표가 발표한 '음서제 방지법'은 딸 취업 청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같은 당 윤후덕 의원 사건을 연상시키는 면도 있어 더욱 주목받았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이른바 '친노' 또는 주류 그룹 소속으로 분류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김상곤 혁신위'가 발표한 부패 연루자 공천 배제 방안(☞관련 기사 : 김상곤 "문재인, 부산에 나와라…희생 필요")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는 "혁신위에서 나름대로 노력해서 부정부패에 대해 새롭게 강조한 부분들은 잘한 일이라 본다. 이것들을 일관된 원칙 하에서 실제로 예외 없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제가 얘기한 부정부패에 대한 3가지 방향 내지는 원칙에 대한 강조가 없었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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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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