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15일,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라고 한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와 해명을 공식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 버리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며 개사한 '아리랑'을 불러 보이기도 했다.
4선의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당이 아쉬울 때 대구·경북이 표를 모아줬는데 이제 뒤통수를 치는 것이냐"면서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비경상도적 사고"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면서 "임명직 당직자를 모두 비경상도권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를 지역구로 하는 이 의원은 이에 대해 "520만 경북 시·도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새누리당에 애정을 쏟아 온 대구·경북민을 비하하는 것으로 읽혀, 대구·경북의 20대 총선 심판론까지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대구·경북 출신의 박정희·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줄줄이 연명하면서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견인한 위대한 지역"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김 대표를 향해 "신뢰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면서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지 못한 구성원에게 어려운 길 걸어가자고 감히 요구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발언 말미에서 "김 대표에게 진심으로 고언한다. 경상도 의원 동메달 발언에 대해서 공당의 대표로서 520만 대구·경북도민들에게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해달라. 진정 어린 사과를 통해서 대구·경북 시·도민과 소통한 뒤에 당·정·청 소통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끝으로 아리랑 한 소절로 본 의원의 충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하더니 실제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네"라며 노래를 불렀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대목은 '대구·경북 버리시는 님은'으로 바뀌어 불리었고, 이 의원의 갑작스러운 노래에 회의장엔 웃음보가 터졌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의 이 같은 사과 요구에 "내년 총선에서 우리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고육지책으로 말씀드린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답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대구·경북에서 80% 득표율을 목표로 잡았을 때 실현 가능할까 생각했지만 대구·경북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어려운 목표를 달성됐다. 이런 대구·경북민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내년 선거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그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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