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김무성, '수직적 당.청 관계 수용' 선언?

"저 자신을 죽이고 타협과 절충 노력 계속하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일 "박근혜 정권의 성공과 다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훨씬 넘겨 이겨야 한다"면서 "앞으로 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 모두를 비경상도권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내일 최종적으로 확정될 당직 인사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인사는 총선과 당내 화합을 위한 탕평 인사"라고 말한 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초선 때부터 새누리당에서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면서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으로 이번 선거를 봐야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지년 1년, 위기 때마다 제 자신 죽여왔다"

김 대표는 또 "지난 1년간 여러 가지 위기가 있을 때마다 저 자신을 죽이고 전체 조직을 위해 타협과 절충을 하는 방향으로 일을 매듭지어 왔다"면서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당·청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접고 청와대 의사대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왔다는 이야기를 에둘러 한 셈이다.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했던 이른바 '상하이 개헌' 발언 이후 청와대가 이에 불쾌감을 표하자, 바로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자세를 낮췄던 일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버리고, 자진 사퇴를 종용했던 일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처음 불거진 직후에는 청와대와 유 원내대표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 친박계와 청와대의 공세가 거세지자 결국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수직적 당·청 관계를 사실상 수용해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은 여전하다. 김 대표의 취임 후 치러진 7.30 재보궐 선거와 4.29 재보궐 선거 등에서 연이어 새누리당이 승리를 이끌어왔음에도, 이 같은 선거 연승 기록보다 '수직적 당·청 관계 수용'이란 평가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더 강조되는 배경이다.

▲ 지난해 7월 1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새누리당 만세'를 외치는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정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타협…대결로 가서는 안 된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당·청 관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돼 시중의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바 약속했다"면서 "이를 위한 노력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언론의 평가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당의) 생각은 많이 전달했고 또 거기에 대한 답변도 (청와대로부터) 많이 받았다"면서 "과거에는 청와대와의 소통이 잘 안 됐는데 요새는 아주 소통이 아주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원내대표 사퇴 정국에서 너무 청와대에 종속됐던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정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절충이고 협상과 타협이다. 결코 대결로 가서는 안 된다"는 말로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 대표로서 당내 이견이 충돌할 때 당의 큰 파열음 없이 결론을 도출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면서 "그 문제(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도 그러한 마음의 기준을 가지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 왔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제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재차 공언하며, 후진적인 정치를 바꾸고 어려운 경제를 살리며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는 '3고(쓰리고)'를 향후 새누리당의 방향으로 잡겠다고 밝혔다. (☞ 관련 기사 : 김무성 "권력자의 공천 줄세우기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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