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동성결혼 합헌"…무지개로 물든 미국

오바마 "평등을 향한 큰 발걸음", 판결 원고인 게이에게 축하전화

미국 연방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길게 보면 50년,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정치적 논쟁이 '미 전역에서의 동성 결혼 합법화'라는 결론으로 끝났다.


지금까지는 워싱턴 D.C.와 36개 주에서만 동성 결혼이 허용돼왔지만, 이날 결정으로 미 전국에서 동성 결혼이 허용됐다.


대법원은 이날 결정문에서 "수정헌법 14조(평등권)는 각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과 동성 간 결혼이 자신들이 사는 주가 아닌 다른 주에서라도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대법관 9명 가운데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이뤄졌다.

대법원은 또 결혼은 예로부터 중요한 사회적 제도였지만 "법과 사회의 발전과 동떨어져 홀로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성 결혼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진 사회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남녀 동성 커플들이 결혼의 이상을 경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그들은 법 앞에서의 평등한 존엄을 요구한 것이며 헌법은 그 권리를 그들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해 "미국의 승리"라면서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재판의 원고이자 게이인 짐 오버게펠에서 전화를 걸어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치하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에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평등을 향한 우리의 행진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할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결혼의 자유'라는 단체는 성명에서 "이날 승리는 자유와 평등, 포용, 무엇보다 사랑을 위한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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