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김문수 대구 출마에 "정치가 비정해"

"지역주의 돌파하고 싶었는데…누가 뭐래도 잘못된 싸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할 뜻을 밝힌 가운데, 일찌감치 대구 지역 민심을 다져온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정치가 비정하다"고 토로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내어 "김문수 전 지사의 출마 선언에 대해 언론, 심지어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비판적"이라며 "누가 뭐래도 이것은 잘못된 싸움이다. 정치가 비정하고 정치인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나 비애스럽다"고 통탄했다.

김 전 의원은 "한국 정치에는 비극이 하나 있다. 영남에서 태어나 민주화 운동을 하다 정치에 뛰어든 경우"라며 "영남에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당을 잘못 만나면 서러운데, 저희 둘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김문수 선배가 대구로 올 생각을 한 것도 보수로부터 인정받고 싶어서일 것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섬으로써 그 소외감을 돌파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설움받던 저희 둘이 대구까지 와서 지금 싸워야 하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재야 운동 출신이지만 새누리당에서 김문수가 우뚝 서고, 영남 출신이지만 새정치연합에서 김부겸이 자리 잡을 때, 한국 정당은 소모적인 이념 논쟁과 망국적 지역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서 "누가 뭐래도 이것은 잘못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하지만 피하지 않고, 금도를 넘지 않겠다"면서 "'경우 있는 정치', '대의를 지키는 정치'를 위한 싸움이다. 대구 시민이 정의롭게 심판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이날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수성갑의 현역 의원인 이한구 의원이 이곳에서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지사의 경험을 대구를 위해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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