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웅 새정치연합 혁신위 대변인은 18일 혁신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막말' 행위에 대해서는 당 윤리심판원에서 엄중 조사해 합당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혁신위는) 막말에 대해 공천과 당직인선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일정 수준 이하의 징계에 대해서는 공천 과정에서 감점을 주는 방안과,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에 대해서는 아예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혁신위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일정 수준'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위원들 간 견해차가 있어 합의점에 이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정청래 최고위원은 '공갈 사퇴' 발언으로 당직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고,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혁신위가 설정할 '일정 수준'에 1차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 대변인은 이같은 '공천 배제' 방안 검토에 대해 "안병욱 윤리심판원장(가톨릭대 교수)이 혁신위에 주문한 내용이기도 하다"면서 "이미 안 원장이 이런 말씀을 하기 전인 지난 15일 당 최고위원-혁신위원 상견례에서도 김상곤 위원장이 '막말 행위에 대해 공직 선출과 당무직 인선에서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을 이미 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과거의 막말 행위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되는지에 대해 정 대변인은 "5년, 10년 전 막말까지 소급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일정한 기준 시점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부터 행해진 통합·기강 저해 행위에 대해 징계를 받으면 공천·인사 불이익을 주느냐 하는 적용 시점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과거 일이라도 불이익 적용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김상곤, 의원들에 편지 "義 없는 싸움 멈추라"…박지원 '反혁신' 규정 철회
정 대변인은 당내 기득권 타파와 관련한 혁신안과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여기서 개별적·구체적 내용을 밝히기 부적절하다"며 오는 23일 광주시청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정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날 김 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미 혁신위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이라며 "별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편지에서 "새정치연합은 의원들의 것이 아니다. 본래 의원들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의원들은 잃을 것이 없다"며 "지금 우리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에는 의로움이 없다. 희생으로 쌓아올린 새정치연합에 그저 기득권의 북소리만 높을 뿐"이라는 높은 수위의 비판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제발 멈춰 달라. 함께 혁신의 길로 가 달라"고 편지에서 당부했다.
한편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현재 새정치연합 내 최소한 4개 그룹에서 분당이나 신당창당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발언을 '반(反)혁신'의 사례로 언급한 것과 관련, 정 대변인은 "(박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일종의 정보 제공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그걸 막말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품격을 잃은 극단적 발언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앞선 발언 내용 일부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박 전 원내대표 발언을 거론하며 "이런 말들이야말로 바로 반혁신이며 혁신의 장애물"이라고 비난했었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이날 "박 의원님의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분당이나 창당이 거론될 정도로 우리 당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해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며 "혁신위원회는 열려 있다. 혁신을 위한 건강한 목소리는 귀를 열고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박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나름대로 자신이 들은 바를 표현한 것이고, 당이 이런 정도의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이는) '비노는 새누리 세작이다', '혁신위는 문재인 친위부대다' 등의 발언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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