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서울병원 비상…산부인과 병동도 뚫렸나?

임신부·보호자 확진 전 산부인과 병실에서 며칠간 묵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오염될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이 걸렸다.

9일 다수 언론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40세의 이모 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애초 이 씨는 5월 27일 밤 몸에 이상이 있어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어머니를 방문했다, 같은 공간에 있었던 14번 환자로부터 3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레시안>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여럿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상황은 훨씬 더 복잡했다.

이 씨는 4월부터 조기 진통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에 장기 입원한 환자였다. 27일 밤 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이 씨의 어머니는 (의료진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이 불편하다며 보호자 자격으로 이 씨와 산부인과 병동 같은 병실에서 28일 새벽까지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산부인과 병동에서 이 씨와 어머니가 지낸 것이다. 이 씨도 27일 오후 7시 30분부터 20분간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응급실을 방문한 사실이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 (이는 추후 삼성서울병원 쪽에서 확인 후 알려왔다.)

이후 이 씨가 6월 3일 퇴원하고 나서 며칠 후인 8일 이 씨의 어머니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씨의 어머니는 3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이 씨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동안 이 씨는 다른 병원을 한 곳 들렀다가 7일에서야 다시 삼성서울병원으로 재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와 어머니가 어떻게, 얼마나 접촉을 했는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 씨가 어머니로부터 감염이 되었다면, 이는 명백히 4차 감염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이 씨는 6월 7일 조기 진통으로 들어와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했고, 8일 오전 어머니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니 자기도 검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9일) 1차 검사 결과 양성 판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아버지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본인도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큰 이 씨가 또 사흘간(6월 7~9일)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삼성서울병원은 비상이 걸렸다. 이 씨 또 이 씨의 어머니와 접촉한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추적, 격리 조치하고 메르스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 씨와 그의 어머니 또 의료진이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 중인 다른 환자를 감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 씨 외에도 다수의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다면, 이것은 큰 문제다. 메르스는 별도의 치료제가 없어서 이미 알려진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하는 등의 대증 요법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신부는 태아에 미칠 위해 때문에 이런 조치가 제한적이다.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삼성서울병원 또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9일 14번 환자의 확진 사실을 확인하고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의문"이라며 "이 씨와 이 씨의 어머니는 응급실 방문자였는데도 29일 이후에도 격리 조치는커녕 산부인과 병동의 병실에서 기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외에 다른 곳에서 환자가 안 나타나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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