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 "세월호 관련자 처벌? 유가족 고립 의도"

경찰, 관련자 소환 조사 착수…"진상 규명 의지 꺾이지 않을 것"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경찰이 세월호 집회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박 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를 위축시켜 유가족과 분리한 뒤 유가족들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며 경찰을 규탄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7일 박 위원장을 소환해 세월호 집회 관련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달 16일과 18일, 그리고 지난 1일과 2일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집회 참가자들과 주최 측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박 위원장을 시작으로, 김혜진 전국불안전노동철폐연대 대표와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다른 공동운영위원장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세월호 집회 참가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경찰. ⓒ프레시안(손문상)

박 위원장은 8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경찰 측 질문의 절반이 국민대책회의와 416 연대 조직의 결성 과정, 운영 방법, 구성원 등에 대한 것이었다"며 "집회 당시 불법성에 대한 확인보다는 세월호 관련 조직에 대한 파악에 주안점을 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7일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은 12일 박 위원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경찰 측이 이미 위헌 판결이 난 차벽을 설치하고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 등 공권력을 남용한 데 이어 참가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까지 예고한 것은 한마디로 과잉 대응"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광화문 인근에 설치된 차벽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그는 경찰이 '과잉 대응'하는 이유에 대해 "처벌을 통해 참가자들을 위축시켜 세월호 운동의 동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국민대책회의와 416 연대를 구성한 시민사회단체를 위축시켜 유가족들로부터 분리시킨 뒤 유가족을 고립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416 연대는 세월호 집회 당시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해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지난 4일, 유엔 특별보고관에 긴급청원을 제출한 바 있다. 유엔 특별보고관 긴급청원제는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당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전달해 국가가 최대한 인권 침해 상황을 서둘러 조사하거나 침해를 막도록 하는 제도다.

경찰청은 "경찰이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 경찰의 물리력 사용이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항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도리어 세월호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함으로써 자신들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의 문제를 이쪽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월호 집회는 불법성 여부를 떠나, 정부의 잘못된 시행령 제정에 대한 정당한 저항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행령 폐기를 온전하게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이번 4월부터 다시금 확인한 것은 여전히 국민들은 세월호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찰이 일시적으로 탄압을 가한다고 해서 '416 운동'은 중단되거나 위축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16 운동을 보다 더 대중적으로 넓히고 강화하기 위한 준비들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한 대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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