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꺼내줄게…무서워하지 말고 기다려"

[현장] 세월호 1년, 팽목항 위령제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 207명은 15일 오전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해역을 둘러봤다.

현재 세월호는 전라남도 진도군 병풍도 북방 1.8해리 맹골수도에 전복돼 침몰해 있으며, 팽목항과 맹골수도는 약 2시간 거리다.

지난해 4월 16일 사고로 승객과 선원 등 476명 중 304명이 사망했으며, 9명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다.

이날 조카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탄 박은경 씨는 "그때 바로 꺼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지난 1년간 (나라와 언론 등) 가슴에 맺힌 게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박 씨의 조카인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은 실종자 9명 중의 한 명이다. 박 씨는 사고 해역에 도착해서도 조카를 향해 "꼭 꺼내줄게. 무서워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약속했다.

▲ 단원고 허다윤 양의 이모(오른쪽)와 언니(왼쪽)는 1년째 다윤이를 기다리고 있다. 다윤이는 평소 꽃 프리지아와 사탕을 좋아했다고 한다. ⓒ프레시안(손문상)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실종자 및 진상규명을 위해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해양수산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TF는 기술적으로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관련 자문회의가 15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다윤 양의 언니 허서윤 씨가 쓴 편지다.

다윤아, 벌써 1년이네.


지금 이모랑 언니랑 너한테 가고 있어. 네가 좋아하는 사탕도 던져줄게.

깜비(강아지)도 데리고 왔어. 팽목항에서 엄마랑 기다려. 어두운 곳에서 오래 두게 해서 미안해.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해서 빨리 나올 수 있게 해줄게.

다윤아, 엄마 많이 힘들어해. 네가 빨리 나올 수 있게 할게!

우리 모두 널 많이 많이 사랑해. 내 여동생이라서 고맙다.


▲ 다윤이의 언니 허서윤 양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프레시안(손문상)

▲ 허서윤 양은 이날 동생의 이름을 연거푸 부르며 바다를 어루만졌다. ⓒ프레시안(손문상)

▲ 세월호 참사를 하루 앞둔 15일,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은 배를 타고 사고 해역을 둘러봤다. ⓒ프레시안(손문상)

▲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저 망망대해일 뿐인 바다를 보며 통곡했다. ⓒ프레시안(손문상)

▲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 노란 부표가 선수고, 뒤쪽 작은 부표가 선미다. ⓒ프레시안(손문상)

▲ 울부짖는 세월호 유가족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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