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김원기·임채정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9일 광주를 찾아 같은 당 조영택 후보와 함께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권 고문 등은 당원 간담회와 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무소속 출마한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권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20여 년간 국회의원, 장관, 원내대표 등 자신을 키워 준 당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탈당한 것은 정상적인 정치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라며 "자기를 키워 준 당에 대한 배신"이라고 천 전 장관을 비난했다.
김원기 고문도 당원 간담회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배신 행위"라며 "정동영, 천정배 등 우리 당에서 중책을 맡았던 분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당을 해치는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채정 상임고문도 "당에서 특혜란 특혜는 다 받고, 단물은 다 빨아먹고 당을 등지고 칼을 뽑아 들었다"며 "호남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하는데), 누가 그 사람들에게 그런 자격이 있어서 부탁했겠느냐. 호남인들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동교동계 원로들은 문재인 대표 측과의 갈등이 봉합됐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권 고문은 "동교동계 식구들은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승리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문 대표 측에) 서운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운한 감정은 하루빨리 불식·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번 선거가 그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권 고문은 전날 추미애 최고위원이 "어디까지나 지지 세력의 뜻을 받들고 챙기라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언일 것"이라며 "그 분의 묘 앞에서 분열의 결의를 하는 것은 왜곡된 것이고, 그 분의 뜻이 가신들의 지분을 챙기라는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추 최고위원이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관악을 선거 책임자(추 최고위원)가 저러는 건 (동교동계보고) 관악에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추 최고위원이 관악에 있는 이상 관악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있은 직후 권 고문 등이 광주 지원 일정에 나선 것이어서, 새정치연합 내의 갈등이 일단은 봉합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다음날로 예정된 서울 관악을 지역 선대위 발대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관악을 지역 후보는 친노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발대식에는 권 고문 등 이날 광주 일정에 나선 3명의 상임고문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까지 모두 총출동할 예정이다.
한편 천 전 장관 측은 대변인 성명을 내어 자신에 대한 동교동계 원로들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천 전 장관 측은 "권 고문께서 대다수 동교동계 선배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주를 방문한다"며 "미래로 나가야 할 때 지금 이대로 과거에 안주하자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천 전 장관 측은 "이것은 호남 민심과도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호남·나라의 미래를 열어 가려는 광주 시민들의 열망과도 동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권 고문께서는 광주를 방문하실 것이 아니라, 문 대표에게 당의 근본적인 쇄신 방안과 호남 소외·낙후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하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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