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현 정부 외교는 우물 안 개구리"

'사드' 의총 앞두고 작심 발언…"전략은 없고 요청만 있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미·중 러브콜은 딜레마 아닌 축복' 발언에 대한 '아전인수식 눈치보기' 비판이 가열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에서도 윤 장관의 이번 발언 및 정부의 미·중 외교를 향해 '자가당착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거친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윤 장관의 부적절한 자화자찬 발언을 고리로,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내 비박계 지도부가 줄곧 밀어붙여 온 '사드 공론화'에 본격적으로 불을 댕기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1일 오후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사드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사실상 당내 사드 논의에 공식적으로 시동이 걸리는 셈이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외교부 수장이 재외 공관장들을 모아놓고 외교 성과를 자화자찬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외교는 원칙과 소신은 없고 주변국 틈바구니에서 신뢰와 명분까지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사드 문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검토해야 한다. 주변국 눈치를 보면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입장을 취하다 미국이 요청하면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실제로는) 전략은 없고 상대국 요청만 있는 것일 뿐"이라며 '공론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던 정부의 앞선 지적에 반박했다. 

이미 가입 결정을 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인프라개발 구상과 드레스덴 구상과도 맥이 통하는 상황으로 어차피 한국이 가입한다면 주요 서방국가가 가입하기 전,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서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가입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AIIB) 창립 회원국이 35곳이 넘어서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한다는 말은 꺼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가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도 되물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목소리는 없고 타이밍을 맞추다 보니 이익에 비해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면서 "주권국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이다. 국민이 공감하는 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발언 말미에는 외교 정책 수립에 대한 당과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경우야말로 자가당착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라면서 "당과 국회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 사안에 대해 큰 틀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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