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름으로 월성 1호기 폐쇄 요구한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의견서' 원안위에 전달

"지금 우리가 '내 새끼'만 지키러 나온 거 아닙니다. '니네(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들) 새끼'도 지키러 나왔습니다. 부디 제발 경제적 가치만으로 우리 아이 미래를 태우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두 아이의 엄마 김유미 씨)

서른 살이 넘은 월성 원자력발전소(핵발전소) 1호기 수명 연장 심사를 앞두고, 엄마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5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기르고 싶은 부모의 이름으로 월성 1호기 폐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차일드세이브, 광진구 공동육아 품앗이 '두레', 남양주 마석 안전한 밥상을 위한 어머니회, 은평 평등교육을 위한 학부모모임, 안전한 급식을 위한 '급식살림' 등 21개 학부모·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아이를 데리고 직접 나와 '노후 원전 폐쇄'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가동 심사를 앞두고 5일 21개 학부모·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월성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 운전을 개시한 이후로 2012년 30년 설계 수명이 다해 3년째 가동을 멈추고 있으며, 오는 12일 재가동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최대현 씨는 "우리가 원전을 우려하는 건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아이들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3년간 월성 1호기 없이도 대한민국은 전력난 없이 잘 굴러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수명 연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최경숙 차일드세이브 대표는 "우리가 월성 1호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단 월성 1호기의 수명이 연장되면 고리 2호기를 비롯한 다른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승인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 월성 1호기에는 잦은 고장과 사고가 일어났었다"며 "가정에서 가전제품도 망가지면 수리를 하지만, 처음 몇 번 수리하다 보면 수리 비용이 새로 구입하는 비용을 초과하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비유했다.

또 "원전을 구성하는 수백만 개의 부품과 170킬로미터의 배관, 1700킬로미터의 케이블 안전성을 일일이 확인해 안전을 보장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가동해온 것만 해도 정말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 사고 확률이 높은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을 포기하고, 국회는 계속되는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시도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최경숙 대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에게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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