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튜브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 정보통신 세계에서 북한과 같은 잔인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 will see the regime like this collapse")
나는 북한 정권의 미래는 북한이 시장 발전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부터 농업분야에서 가족단위 자율 경영제를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조(分組)'가 가동되려면 먹고 남은 농산물을 내다 팔 시장이 있어야만 한다.
경남대의 <한반도 포커스> 겨울호가 지적하였듯이 '시장화'에 따라 북한 사람들은 국가가 제공하는 혜택보다는 시장과 개인이 자신들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시장이 발전하려면 당장 이동의 자유가 필수이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에겐 아직 이동의 자유가 없다. 하지만 대한변협의 <2014 북한인권백서>에서도 나왔듯이 103명의 탈북자 중 94%가 뇌물을 주면 여행증명서는 쉽게 발급받는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여행증명서 제도가 사문화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국에는 자의적인 여행증명서 운영은 폐지될 것이며 이동의 자유를 합법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선 시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물론 시장이 인권으로 나아가는 길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발전은 인권과 법치를 요구한다.
시진핑이 대대적으로 '依法治国(의법치국)' 운동을 벌이고, 독립된 재판권과 책임을 갖는 주심법관제(主审法官)를 도입하고, 우리나라 대법원 격인 최고법원 인민법원의 지역 순회 재판소를 설치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권과 법치가 없이는 중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저노임 조립경제는 초보적인 인권과 법치로도 유지된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전의 한국 경제가 그 예이다. 그러나 숙련 기술과 창조 → 고부가가치 → 고소득 일자리의 숙련 경제, 곧 일자리 경제로 도약하려면 고차원의 인권과 법치가 필요하다.
나는 이를 '숙련 법치'라 부른다. 이는 노동자들이 숙련 기술을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습득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법치주의이다. 사업장 단위에서의 혁신에 참여하고 그 이익이 구성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다. 재분배의 복지보다 사업장에서의 공정한 배분의 숙련법치가 더 중요하다.
그의 농림부 장관은 국제규정이 인정한 검역 주권을 포기하는 쇠고기 협상을 해놓고선, <PD수첩>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농림부의 이름으로 PD와 작가들을 수사 의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은 담당 검사가 기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기소를 거부하자 사실상 사직하도록 했다. 법원이 PD와 작가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쇠고기 협상 대표였던 민동석은 2010년 1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판사가 '이념적으로 경사된 판결'을 하였다면서 '퇴출'시키는 운동을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였다. 나는 이 순간이 한국 법치주의 가장 치욕스런 장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의 4대강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취임을 맞아 허가가 난 123층 제2롯데월드 사업은 변전소를 먼저 짓고 그 위에 수족관을 짓는 편법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비행기 안전을 이유로 제2롯데월드 사업에 반대한 공군참모총장은 교체되었다.
경제법치가 무력화되면서 삼성과 현대의 개별 이익이 득세하고 한국 자본주의는 도약은커녕 각자도생과 조삼모사와 약육강식과 '패자불활(敗者不活)'의 체제로 전락하고 있다. 과연 누가 한국 자본주의를 돌볼 것인가?
그러므로 만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금 무엇인가를 시민을 위해 써야 한다면 그것은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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