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입주민의 폭언 등으로 경비 노동자가 분신하는 일이 있었던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사후 대응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건 발생 20여 일이 지났지만, 공식 사과는 커녕 분신한 이 모 씨를 돕는 이들의 '면담 요구'마저 거부하고 있다.
이번 사건 수습 등을 위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민주노총 서울본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참여연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 단체들과 노동당, 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정당들은 28일 공동대책위를 출범시켰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서울 압구정동의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자 대표회의 책임있는 대화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해 입주민', 진심어린 사과 해야"
공대위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열린 것은 사건 발생 8일 만인 지난 15일이었다. 이 회의에서 이들은 이 씨에 대한 치료비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지만, 공식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공대위는 설명한다. 공대위의 면담 요구도 공식 거부했다.
공대위는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열쇠는 입주자 대표회의가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씨를 분신으로까지 몰아간 일부 입주민의 비상식적 행위 뿐 아니라 "갑-을-병 구조에서 '병'의 위치에 있는 경비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할 대안을 함께 만들어갈 주체도 입주자 대표회의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가해 입주민'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입주민의 진심어린 사과와 병문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분신 이후 아파트 한 입주민의 일상적인 폭언에 대한 증언이 쏟아진 바 있다. 동료 경비 노동자는 "5층에 사는 입주민이 '경비, 경비' 하고 불러서 5층에서 '이거 받아 먹어'라며 먹을 것을 던진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보기 : "'경비 분신' 아파트 입주민, 음식 던지며 '받아 먹어'" )
"1차 수술비 1800만 원 다 내지 않으면 2차 수술 못 해"
한편, 분신으로 3도 60%의 화상을 입은 이모 씨는 현재 호흡기는 떼고, 가족들의 얘기에 반응도 조금씩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 측은 "그러나 출혈이 심한 상태이며 1차 피부이식 수술 이후에도 7~8회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한지 공단에서 심사 중이어서 병원 측은 1차 수술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2차 수술은 어렵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1차 수술비는 1800만 원이 나왔다. 이 가운데 가족들이 병원에 납부한 돈은 150만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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