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등 13개 현에서 난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농수산물을 원료로 한 2차 가공품은 여전히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발전소가 있는 후쿠시마현에서만 3.11 사태 이후 250톤 이상의 가공식품류가 수입됐으며, 정부가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모든 지방으로 대상을 확대할 경우 그 양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이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14일부터 올해 7월말 현재까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된 가공식품은 수산물가공품, 사탕, 유탕면(라면 등), 양념젓갈, 주류 등 총 250톤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3월 14일부터 연말까지 수산물가공품 29톤, 사케(일본주) 14톤 등 94.2톤의 후쿠시마산 식품이 수입됐다. 2012년에는 이보다 줄어든 64.7톤, 2013년에는 63.2톤이었고, 올해 7월까지는 32.2톤이 수입됐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 야채, 수산물 등 식재료의 경우는 한국으로의 수입이 금지돼 있다. 현재 정부는 수산물의 경우 후쿠시마 등 8개현, 농산물의 경우 후쿠시마 등 13개현에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수입이 금지된 농산물 품목은 쌀, 잎채소류, 순무, 죽순, 매실, 유자, 밤, 버섯류, 대두 등 27개 품목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산 쌀로 만든 사케의 경우에는 여전히 수입이 허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 지역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의 경우 생산지증명서와 방사능검사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수입시 방사능 정밀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이 의원은 △정밀검사는 1건의 표본검사만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며, △특히 2011년 사케 3건(2톤)에서 세슘이 검출됐는데도 기준치 이내의 미량이어서 그대로 수입됐다는 점 등을 들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케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데 착안해, 사케의 원재료인 물과 쌀의 원산지를 파악하고 있는지 질의한 결과 한국 정부의 어떤 부처에서도 이를 알지 못한다는 답을 얻었다. 이는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의 업무영역 간 공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실이 각 부처들로부터 얻은 답을 종합하면, △식약처에서는 '식재료와 농산물가공품은 관세청, 가공식품은 농식품부와 해수부 소관'이라고 답했으나 △농식품부에서는 '수입품의 원산지 판정은 관세청이 한다'고, △산업부(관세청)에서는 '농수산품 등 식품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후쿠시마와 인근 지역 수산물은 수입이 금지되고 있지만, 그 수산물로 만든 양념젓갈이나 수산물가공품은 여전히 수입되고 있는 것이며 농산물도 마찬가지"라며 "방사능의 국내 유입에 대한 총체적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도 | 품목 | 수입 현황 |
건수 | 중량(kg) |
합 계 | 584 | 254437 |
2011 (3.14. 이후) | 소계 | 161 | 94208 |
수산물가공품 | 40 | 29040 |
혼합제제 | 31 | 42340 |
사케 | 57 | 14176 |
캔디류(사탕) | 18 | 2510 |
유탕면류 | 4 | 264 |
곡류가공품 | 2 | 600 |
양념젓갈 | 2 | 960 |
즉석조리식품 | 2 | 210 |
제이인산암모늄 | 2 | 1500 |
조미건어포류 | 1 | 2150 |
드레싱 | 1 | 400 |
캔디류(캐러멜) | 1 | 58 |
2012 | 소계 | 171 | 64693 |
수산물가공품 | 63 | 42928 |
사케 | 49 | 6612 |
캔디류(사탕) | 31 | 4655 |
혼합제제 | 15 | 2892 |
드레싱 | 7 | 5808 |
곡류가공품 | 3 | 750 |
양념젓갈 | 3 | 1048 |
2013 | 소계 | 168 | 63244 |
수산물가공품 | 71 | 40850 |
캔디류(사탕) | 36 | 4693 |
사케 | 27 | 4073 |
혼합제제 | 16 | 824 |
곡류가공품 | 5 | 1100 |
과자(스낵과자) | 3 | 245 |
양념젓갈 | 3 | 1200 |
드레싱 | 2 | 1680 |
복합조미식품 | 2 | 71 |
빙과류 | 2 | 108 |
퍼라이트 | 1 | 8400 |
2014 (7.31. 까지) | 소계 | 84 | 32292 |
수산물가공품 | 51 | 25674 |
캔디류(사탕) | 19 | 3792 |
혼합제제 | 4 | 848 |
곡류가공품 | 4 | 600 |
사케 | 3 | 576 |
양념젓갈 | 2 | 800 |
합성착향료 | 1 | 2 |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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