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두 가지

<리얼미터>, 국과수 발표 못 믿는 국민 57% 이상

유병언 사체의 진위 의혹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재 이른바 '유병언 미스터리'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29일 "유병언 사체 발견 관련, 경찰 관계자를 인터뷰한 기자 한 분이 저희 당에 제보를 했다. 그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며 처음 발견된 사체가 유병언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의혹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능케 한다. "유병언의 시신이 맞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다 하더라도, 그것이 처음 발견된 변사체와 동일한 사체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박 원내대변인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에서 22일 새벽 사이, 국과수 요원 3~4명은 순천장례식장에서 발견된 지 40여 일이 지난 문제의 사체를 감식했다. 감식 자리에는 순천경찰서와 전남도경 관계자가 입회를 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입회 직후 4명의 기자를 만나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들은 당시 "국과수 직원이 유병언(문제의 변사체) 키를 쟀는데 150센티로 나왔다고 말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주장했다. 국과수는 지난 7월 25, 유병언 사체의 키가 159.2센티미터라고 발표했었다.

▲YTN 및 뉴스Y 화면 갈무리.

박 원내대변인은 이어 "6월 13일에 순천경찰서는 변사체의 좌측 손가락을 잘라서 컵에 담가놓고 일주일 뒤인 6월 18일, 1차 지문 채취를 시도했으나 융선이 나타나지 않아 실패했다고 되어 있다. 6월 22일 다시 열가열법을 통해 지문 채취를 실시했지만 역시 실패했다고 나와 있다"며 "그런데 7월 22일 국과수가 변사체의 오른쪽 두 번째 검지 손가락에서 지문 채취를 성공했고, 그 결과 그것이 유병언과 일치한다고 순천장례식장에 통보됐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경찰은 두 차례에 걸쳐 융선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7월 22일, 국과수가 오른쪽 손가락에서 지문체취를 성공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인과 관계 하나가 빠져있다. 적어도 7월 21일까지는 유병언과 연관성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7월 21일, 혹은 7월 22일 새벽에 국과수로부터 DNA검사 결과와 지문 대조 결과, 유병언이라는 통보가 온다"며 "무려 40일 이상 전혀 유병언과의 관련성을 의심조차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왜, 유병언으로 연관시켰고 유병언이 머물렀던 별장에서 채취한 유병언의 DNA와 이 변사체의 DNA를 대조해 볼 생각을 누가, 왜 했는지,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수사 기관의 무능함에 대한 비판 여론과 겹치면서 '유병언 미스터리'는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국과수가 유병언 사망 관련 발표를 한 지난 25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57.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특히 2040 세대에서는 국가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 발끈 "국과수가 어떤 목적으로 조작한다는 거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박 원내대변인에 대해 "공당의 당직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매우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행동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국과수 관계자가 외관상으로도, 또 지문과 DNA 검사 결과로도 유병언 씨가 확실하며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국과수 관계자들이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조작을 한다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경찰이 "순천경찰서 관내에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발견된 총 98건의 변사자 중, 장기간 신원 확인이 안된 변사 사건은 유병언씨가 유일하다"고 설명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사회 통합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나서서 오히려 의혹을 부추기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혹시 이같은 근거없는 의혹 부풀리기가 7.30 재보궐선거의 야권 열세를 막판에 뒤집어 보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만일 그렇다면,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국기문란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당의 치졸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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