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태호, 소방관 영결식장서 '기념사진' 물의

조문객 "고인 욕되게 하는 모습…오지나 말든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세월호 수색지원 임무 도중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소방대원들의 영결식장에서 일부 참석자와 웃으며 기념사진을 촬영, 유족과 여론의 분노를 샀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자료사진) ⓒ프레시안(최형락)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이날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강원도장(葬)으로 치러진 강원소방본부 소속 정성철 소방경, 박인돈 소방위, 안병국 소방장, 신영룡 소방교, 이은교 소방사의 영결식에 조문을 갔다가 다른 조문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카메라에는 김 최고위원의 미소띤 모습과 함께, 소방관 정복과 사복 차림인 여성들이 김 최고위원 옆에 붙어서 손가락으로 '브이(V)' 사인을 그리는 장면도 같이 담겼다.

통신은 사진촬영을 요청한 여성의 신원에 대해서는 '의용소방대원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저런 행동은 고인들을 욕되게 하는 모습"이라며 "차라리 오지나 말든지…. 기념사진은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찍으면 안 되는 것이냐"고 고개를 저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희생자들이 보여준 국민을 위한 헌신에 깊은 애도와 경의를 표한다"고 밝힌 날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런 물의를 빚은 꼴이 됐다.

앞서 세월호 참사 현장과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현장 등에선 정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기념촬영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음에도 집권 여당 수뇌부까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 셈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려 해 논란을 빚은 안전행정부 송모 국장은 즉각 직위해제됐고, 청와대는 송 국장을 '해임'했다고 했으나 사실은 이와 달리 사표가 수리돼 의원면칙 처분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6월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마치고 고령의 주민들이 실신해 헬기로 이송되는 사이 진압작전에 동원된 경찰들이 V사인을 그리며 기념촬영을 해 큰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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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행동이 논란이 되자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인으로부터 사진을 촬영하자는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고 사진을 찍은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유족과 고인을 애도하는 분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대변인 논평을 내어 "국민과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기 싫다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국민의 아픔에 생채기를 내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의 행동에 대해 "이런 행위는 새누리당에게 최고위원인지는 모르나 국민에게는 '최저위원'"이라며 "상식을 찾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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