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3개월 남긴 말년 병장이 총기난사, 왜?

'A급 관심사병' 경력…왜 GOP 투입했나?

동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에서 총기사고를 일으킨 임 모 병장이 전역을 불과 석 달 남겨둔 '관심사병'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기사고에서 병장이 사고를 낸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임 병장이 관심사병임에도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가 높은 GOP에 배정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은 '관심사병'을 ABC 등급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A는 자살징후가 있는 특별관리 대상, B는 충분히 근무할 수 있는 중점관리 대상, C는 기본관리 대상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임 병장은 지난해 4월 A급 관심사병으로 지정된 바 있다.

▲ 22일 오전, 사건 현장에서 인접한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대대삼거리에서 군 장병들이 무장한 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A급 관심사병인 임 병장이 GOP 초병으로 근무하게 된 데에는 육군 병력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GOP 초병으로 근무할 인원이 줄어들면서 관심사병까지 투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 병장은 현 부대에 전입하기 두 달 전인 11월 A급에서 B급으로 인성검사 등급이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당 부대 지휘관은 임 병장의 GOP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역을 불과 석 달 앞둔 병장이 소속 부대원을 5명이나 사살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장 최근 발생했던 2011년 인천 강화군 해병대 2사단 총기사고는 상병, 또 2005년 6월에 발생했던 경기도 연천군 육군 부대에서 발생했던 총기사고는 일병이 저질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대 내에서의 '왕따'문제 혹은 초임 간부와 불화 문제 등 원한에 의한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 병장이 불과 10여 발의 실탄을 발사해 5명을 사살한 것을 두고 총기를 '난사'한 것이 아닌, 대상을 노리고 범죄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22일 오전 "21일 오후 8시 15분께 동부전선 GOP 소초 총기사고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불의의 사고로 인해 희생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사망자 및 부상자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필요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며 "현재 부상자 7명 중 중상자 2명은 국군수도병원 등에서 응급수술을 완료해 생명에 지장이 없으며, 경상자는 응급처치 후 강릉병원 등에서 치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유족 참여 하에 현장을 감식하고 소초 및 장병들에 대한 진술을 청취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사고 발생 즉시 부상자 후송치료와 GOP 경계작전체계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조치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금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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