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유엔대사 "3차 핵실험 때와 지금은 다르다"

"금강산 관광, 유엔 안보리에 저촉되지 않을 것"

오준 유엔대사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 핵실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 내에서도 지금의 상황이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때와는 다르다는 인식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 차 한국을 찾은 오준 유엔 대사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과 안보리 제재 수위를 묻는 질문에 “과거에도 그런 패턴(탄도 미사일발사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 핵실험)을 보였지만 지금 유엔 내에서 북한 핵실험을 관측하는 사람들도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다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밝혔다. 

오 대사는 이와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한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유엔은) 그런 패턴이 반복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북한의 4차 핵실험이 현실화가 될 경우 유엔 안보리가 어떤 대응조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오 대사는 “(북한에 대한)제재 강화가 아주 신속하고 강도 높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의 유엔제재는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금수, 금융제재인데 특수 분야가 아닌 일반적인 부분의 무역, 금융 제재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보리의 제재가 실제로 북핵의 고도화를 막을 수 있느냐는 실효성의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오 대사는 “지금 북한은 모든 종류의 무기 수출·수입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북한이 더 이상 미사일 수출로 돈벌이를 할 수 없어졌다”면서 “당장 제재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고 시간이 갈수록 그 효과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강산 관광에 들어가는 현금,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한편 금강산 관광 수익이 현금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이 현금을 벌크 캐시(Bulk cash·대량 현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오준 대사는 “아무도 그것이 제재 위반이냐를 문의한 바 없다”면서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반증”이라고 답해 금강산 관광이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오 대사는 “금강산 관광이 제재 대상인가에 대해 문의가 없는 상황에서 위반이냐 아니냐를 예단하긴 어렵다”면서 “벌크 캐시를 금지한 목적은 은행을 통한 금융 거래를 회피하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계좌를 통해 수익이 전달되는 금강산 관광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유엔은 지난 2012년 12월 발생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지난해 2월 발생한 3차 핵실험을 두고 각각 대북제재 결의안 2087·2094호를 통과시켰다. 유엔은 이 결의안에서 북한에 벌크 캐시 유입을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결의안에서 언급한 벌크 캐시 금지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해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현금으로 결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금융 거래를 하는 금강산 관광이 이 조항에 의해 안보리 제재에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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