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합격자 정해놓고 채점한 꼴"

野·시민단체 맹비난…종편 특혜 해소 총력투쟁 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종합편성채널을 사실상 재승인한 데 대해 야당, 언론·시민단체가 강력 규탄했다.

방통위는 이날 이경재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종편 3사인 TV조선·채널A·JTBC, 보도채널인 뉴스Y 모두 재승인 기준점을 넘겼다고 밝혔다. 다만 변경된 사업계획서 내용을 좀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19일 재승인 여부를 의결키로 했다. 사실상 종편 재승인 심사 통과를 예고한 셈이다. 심사위원회 편파 구성 등으로 봐주기 심사가 예견된 상황에서 이날 결국 '재승인' 결론이 나옴에 따라, 방통위와 심사위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합격자 내정해놓고 채점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미방위 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해 "대다수 시청자와 언론학자, 현업 언론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총평하며 "방통위가 종편 관리·감독 권한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심사위가 당초 균형 잃은 편성, 방송에 부적합한 표현 사용 등을 근거로 종편을 혹평했음을 언급하며, "무슨 근거로 합격점을 받았다는 거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최소한의 납득할 근거의 제시, 공정한 절차보장 없이 '묻지마 합격증'을 발행했다"는 등 심사위의 졸속 운영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무국이 위원회 회의 개최 30분 전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위원회를 들러리도 전락시킨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권한을 의도적으로 무력화시킨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번 심사가 "정치적 재승인"이었다며 "세 가지 꼼수"가 있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퍼주기' 방송평가, △심사기준 연구반 의견 묵살, △기계적 균형도 지키지 못한 심사위원회 구성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재승인심사 제도 전반을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노동조합과 언론단체 등으로 구성된 종편감시단은 방통위 발표 시각, 채널A 모체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 특혜 해소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종편감시단은 "종편은 더 이상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충실한 애완견일 뿐"이라며 "오늘 정권이 내린 재승인 선물을 받고 괴물로 진화해 가는 종편에 맞서 시민사회와 이 땅의 양심은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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