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입법 예고한 '장애인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보면,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게만 장애인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규정했다. 소득에 따라 장애인 일부를 제외하겠다고 못박은 것이다.
대상 또한 '모든 중증 장애인(1~3급)'에서 '중복 장애인(2가지 이상 장애 판정을 받은 장애인)'으로 축소됐다. 2014년 예산안을 보면, 전체 중증 장애인 59만 명(1~3급 장애인) 가운데 3급 단독 장애인 7만 명을 제외한 52만 명만이 '중증 장애인'에 들어간다. 1, 2급과 2가지 이상 장애 판정을 받은 3급 장애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를 골라내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년부터 장애인연금을 받는 대상자는 전체 중증 장애인 59만 명 가운데 61.7%인 36만4000명에 불과하다. 이는 올해 대상자였던 32만7000명에서 겨우 3만7000명 늘어난 수준이며, 전체로 보면 15만6000명(3급 포함 22만6000명)이 제외된 결과다.
애초 보건복지부의 대통령직 인수위 보고와 지난 5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약 가계부에서 정부는 장애인연금을 공약대로 지킬 계획이었으나, 이는 최종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뒤집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이 22일 공개한 '복지부 인수위 보고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복지부는 "장애인연금은 공약에 따라 모든 중증 장애인(3급 포함) 59만 명에게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필요한 추가 재원으로 연 4200억 원을 추산했다.
기획재정부도 5월 공약 가계부를 통해 모든 장애인에게 20만 원을 지급하는 데, 5년간 2조1000억 원이 더 들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5년간 장애인연금 예산은 공약 가계부보다 1조2000억 원(연간 2400억 원) 줄었다.
김용익 의원은 "기초연금 발표 당시 노인들에게 거듭 사과한 대통령이 장애인연금 공약 포기에는 아예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며 "장애인연금을 축소할 아무 이유가 없는데 기초연금이 70%로 축소됐기 때문에 장애인연금도 덩달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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