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거액촌지 사실이다"

현역기자들 잇따른 고백, "모든 언론 합동은폐"

“한 현직기자가 박 전 장관과 회식을 가진 후 3백만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조선일보에 근무하는 후배가 자신은 간부가 아니니까 이번 촌지사건에서 제외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물으니 ‘(박지원씨가)다 돌렸으니까 다 받았죠’라고 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언론노조가 8일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층 강당에서 개최한 ‘언론인 윤리 제고와 권언관계 정상화 방안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는 박지원 전 장관의 거액 로비 실상에 대한 전·현직 기자와 언론관계자들의 다양한 제보발언이 이어졌다.

***"'박지원 촌지' 받은 것 사실이다"**
<사진1>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최근에 한 동료기자가 고민 끝에 본인에게 박 전장관에게 촌지를 받은 사실을 털어 놨다”고 밝히고 “하지만 이런 양심고백이 자칫 ‘제2의 김근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소속사나 직위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현재 검찰이 의혹을 제기한 액수보다 3~4배는 더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언론계 주변에 돌고 있다”며 “현직 기자 입장에서 동료들에게 전해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검찰이 밝힌 것보다 액수가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기 기자협회장은 “최근에는 기자들이 어느 정도 접대를 받다가 촌지를 먼저 콜(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밥, 술(향응) 다음이 돈”이라며 박 전장관이 촌지를 건내기 전에 이미 막대한 '접대비'가 소요되었을 것임을 시사했다.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59년 처음 입사해서 기자로 일하다가 촌지를 받고 파면당하는 서울시 출입기자를 본 일이 있는데 수백만원대의 금품을 챙기는 후배들의 행태를 보면 ‘범죄자’로밖에 볼 수 없다”며 “범법자들은 법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부장급은 5백만원, 차장급은 3백만원씩 일주일에 4~5차례 봉투를 돌린 것이 사실이라면 독자들은 언론인들을 '공범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더 큰 문제는 신문, 방송할 것 없이 대부분의 언론이 이 문제를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단신으로 처리하며 뻔뻔하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언론이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조직내의 비리관련자들부터 스스로 ㄱ씨,ㅂ씨가 아니라 실명으로 공개하는 용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택수 변호사는 박지원 전 장관의 촌지와 관련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 "얼마전 PD들의 금품수수 비리를 판례로 볼 때 확실한 물증이 있다면 촌지를 수수한 기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하지만 법조인이 아닌 독자 입장에서 더 크게 묻고 싶은 것은 박 전 장관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돈을 뿌리진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돈을 받은 쪽(기자들)은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기자들의 '윤리의식'을 꼬집었다.

***"박지원, 매일매일이 언론에 대한 ‘위스키 & 캐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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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 한 현직기자는 “박 전 장관이 ‘차나 한잔 마시자’고 해서 기자들이 만나러 나가도 봉투를 줬고 상가 집에서 만나도 언론인에게는 따로 봉투를 전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재임기간 4백85일 중 2백56일을 기자접대를 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수치’고 실제로는 매일매일이 언론에 대한 ‘위스키 & 캐시(술과 돈)’ 로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기자는 “이번 일은 검찰이 수사할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금품수수에 사용된 수표를 추적하기만 하면 누가 ‘박지원장학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너무나 많은 언론인이 광범위하게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참고인 조사만 해도 언론계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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