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참여사회연구소의 이경미 간사에 따르면, 11명의 박사급 이상의 연구진과 20여명의 보조연구원들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각종 인물DB와 문서자료는 물론 1991년이후 현재까지의 일간지에 나온 인물동정란을 통해 혼맥관계를 추적해 이뤄졌다.
연구소는 3천명 가운데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2백여명의 재계·정계·관계·언론계·학계간의 거대한 혼맥도를 완성해 내주 이를 공개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우선 재계에서 가장 두터운 혼맥을 구축하고 있는 LG그룹과 조선일보, 노태우 전대통령 등의 혼맥도 3개를 공개했다. 이같은 조사내용의 큰 틀은 13일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됐다.
***LG가 가장 두터운 혼맥 구축**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사회 상류층 '혼맥의 핵'은 LG그룹으로, LG그룹의 소유주 그룹은 1957년 삼성그룹과의 혼사로 재계 통혼의 효시 역할을 했으며, 이어 삼성·현대·대림·두산·한일·한진·금호 등 굴지의 재벌과 직접 사돈을 맺어 왔다. 그뿐 아니라 해당 시기의 실세 정치인들과도 직접적인 사돈관계를 맺어오며 상류층 혼맥의 큰 줄기를 형성해 왔다.
LG그룹의 경우 LG카드 사태와 관련, LG증권노조가 14일 구씨-허씨 일가 등 특수관계인 94명을 금융감독원에 고소할 정도로 복잡하면서도 두터운 혼맥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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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조중동과 모두 연결**
연구소는 연구결과의 두 번째 특징으로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언론사 3사가 모두 연결되어 있는 맥"을 꼽았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 홍진기 회장의 차녀와 혼인한 것부터 출발한 이 혼맥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 현대그룹,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 LG그룹을 거쳐 결국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에게로 연결된다. 또한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동아일보와도 혼사로 연결되어 결국 삼성을 중심으로 '조-중-동' 언론3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조선일보 맥'으로, 조선일보 역시 태평양, 롯데(농심), 조양상선, 김치열 전 내무부 차관, 대전 피혁, 효성그룹을 거쳐 이명박 현 서울시장의 자제에게 연결되어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또 "두번째와 세번째의 혼맥관계에서는 또다른 맥을 파생시키고 있다"며 "흔히 서로 반목관계에 있다고 생각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도 사돈관계에 놓여 있었다(후에 이혼)"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마찬가지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이 혼맥들로 연결되며 이 혼맥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권노갑 전 고문에게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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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통해 기득권 재생산"**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이른바 한국의 상류층이라고 하는 정-재계 인사들이 서로간의 혈연맺음을 통해 '기득권의 재생산'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족벌언론으로 불리우는 언론사들과도 질긴 유착의 관계를 갖고 있음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들이 이러한 질긴 인연을 통해 부의 축적은 물론 권력의 안정화 및 세습을 공고하게 만들어 특권을 공유해 왔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60∼70년대에는 정계와 재계가 만나는 정략결혼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IMF 이후 1990년대 후반에는 재벌3세대끼리의 혼사가 대부분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의 원인을 '이미 스스로의 위치를 확고히 굳힌 대기업들이 각종 비리사건을 포함해 권력의 몰락과 부침이 잦은 정치인들과 혼사맺기를 꺼리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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