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종석 UAE 특보로 재기용

한병도는 이라크 특보…靑, 비서진 4명 보직 이동도 발표

지난 8일자로 퇴임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1일 각각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특별보좌관으로 새롭게 위촉됐다. 임종석 전 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특임이고, 한병도 전 수석은 이라크 특임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임종석 신임 대통령 특별보좌관 위촉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장 재직 시 UAE 대통령 특사를 맡아 방문하는 등 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으로서 양국 간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공고화하여 우리나라 국익 수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UAE 원전 수주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공세를 폈지만,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UAE에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이면 군사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임종석 특보는 당시 UAE 특사로서 양국 문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임종석 특보는 UAE 왕세제와 외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대변인은 "군사적인 문제는 이미 한-UAE 양국 간 해결된 상태이고, 나머지 다른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병도 특별보좌관 위촉에 대해서는 김의겸 대변인은 "2009년부터 한-이라크 우호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라크의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외교, 문화 등에 대한 식견이 풍부하여 이라크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했다. 한병도 특보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이라크 특사단으로 파견돼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를 만나 현대그룹, 한화그룹, 방산기업 등의 이라크 진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이 1기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 신호를 드러낸는 한편, 이들에게 일종의 '명예직'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두 특보에게 임금이나 차량은 제공되지 않지만, 사무실 편의를 제공한다"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두 특보의 사무실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기존 비서관들 4명에 대한 전보 조치도 단행했다. 새로 취임되는 인사는 없이 연속으로 빈 자리를 채우는 보직 이동 인사들만 발표했다. 지난 8일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취임하고, 이튿날인 9일 총선 출마 등으로 비서관 일부가 사임한 데 따른 소폭 비서실 개편에 이은 조처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시흥갑지역위원장인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총선 출마 준비로 사임했다. 그 자리를 김영배 현 정책조정비서관이 채웠다. 김 비서관은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서울시 성북구청장을 지내 2020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김영배 비서관의 이동으로 빈 정책조정비서관 자리는 이진석 현 사회정책비서관이 채웠다. 이진석 비서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 부교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대선 당시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의료 공약의 밑그림을 그렸다.

사회정책비서관 자리에는 민형배 현 자치발전비서관이 임명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3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신임 비서관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출신으로 2020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자치발전비서관에는 김우영 현 제도개혁비서관이 보직 이동했다. 김 비서관은 서울시 은평구청장 출신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강원도 홍보대사를 지낸 김 비서관은 2020년 총선에서 강원도 강릉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이날 제도개혁비서관은 따로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공석이 됐다.

김영배 비서관, 민형배 비서관, 김우영 비서관은 총선 출마가 검토되는 만큼, 2020년 총선 사퇴 시기가 임박하면 추가로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 제도개혁비서관뿐 아니라, 의전비서관, 고용노동비서관, 과학기술보좌관 자리도 현재 공석이다. 총선을 앞두고 추가 청와대 개편이 한 번 더 예고된 셈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오늘 발표한 내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된 상태이기에 발표해드리는 것이고, 다른 비어있는 비서관실 자리는 현재 검증 중"이라며 검증을 마치는 대로 추가 인사를 발표할 뜻을 밝혔다. 총선 출마로 추가 공석이 되는 비서진 자리에 대해서 김 대변인은 "본인의 사정이나 지역구 형편,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순차적으로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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