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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출사업' 비판하자 '매국노'로 보도됐다
2017.08.10 08: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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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피해자 증언대회] ② 4대강 피해 증언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지난 7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BS·MBC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난 9년여간 KBS와 MBC의 의제 왜곡, 편파보도, 무(無)보도로 인해 큰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 피해는 특정 단체나 집단에 대한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입니다. 이에 'KBS·MBC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한 9명의 언론 피해 증언을, 당사자의 동의를 구해 기고문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 2011년 9월 9일 자 KBS <9시 뉴스> 보도 화면. 4대강 사업 추진 이전부터 숱하게 지적된 문제점은 외면하고 홍보에만 전념했던 KBS는 완공을 앞둔 시점에서도 '이명박 정부 나팔수'를 자임했다. 이 보도는 완공을 앞둔 4대강 사업을 조명하면서 '소수력 발전', '잔디공원과 자전거 도로', '체육시설과 캠핑장', '자격루를 형상화한 보의 외형' 등 선전에 주력했다. 현시점에서 KBS가 선전한 모든 요소는 거짓임이 드러났다. 소수력발전은 발전량보다 소수력 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더 큰 상황이고, 잔디공원, 체육시설, 캠핑장은 관계 당국과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폐허가 됐다. '자격루'와 닮았다는 보는 현재 곳곳의 균열로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포보 홍보한 KBS 보도, 실상은 백해무익한 사업이었다

방금 전, KBS의 이포보 관련 보도를 봤는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2010년 7월 22일부터 42일 동안 제가 이포보 위에서 농성도 했거든요. KBS 보도에서는 이포보 주변에 캠핑장을 마련했고, 또 소수력 발전도 한다, 물을 사시사철 또 잘 관리하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저 현장을 가보면 어떻게 돼 있을 거 같습니까? 2010년도에 공사가 마무리됐고 지금 7년이 지났는데 캠핑장과 생태공원이라고 하는 곳은 완전히 폐허가 됐습니다. 흙바닥은 완전히 자연으로 돌아간 상태고, 보도블록 깐 곳들도 사이사이에 풀들이 엄청나게 우거져서 도저히 형체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습니다. 소수력 발전은 약간의 수위 차를 활용해 운영은 가능하지만, 수력발전소 유지‧관리 비용도 회수하지 못할 수준의 발전량입니다. 치수 관련해서도 효과가 전혀 없어요. 그냥 흐르던 물길에 댐을 막아 놨는데, 무슨 긍정적 효과가 있겠습니까?

사실상 결국 지난 7년간 이포댐에서는 어떠한 이익이나 경제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KBS가 저 2011년 보도에서 "생태적으로 영향은 더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라고 했는데요. 그것은 뭐 우리가 예측했던 대로 '보에 의해 하천이 종단으로 단절됐고, 또 수로를 깊이 판 탓에 횡적으로도 수변부가 단절돼서 생태적인 사막'이 된 상태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공언했던 치수, 물 공급, 생태, 관광의 측면에서 사실상 이득을 남기지 못하는, 백해무익한 사업이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국민 관심 따라가지 못한 언론, 4대강 관련 방송해도 불이익당해

▲ 4대강 피해 증언 중인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민언련

작년 이맘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낮습니다. 아마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보다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이 대통령을 최악으로 꼽은 이유를 보면 대부분 다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합니다. 4대강 사업은 국민들에게도 아주 끔찍한 인상을 남겼던 그런 사업입니다.

그런데 2016년도에 언론의 환경 관련 기사를 키워드 분석해 보면, 4대강은 10위 안에도 못 듭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사량이 10위권에서 등장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환경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문제가 뭡니까?"라는 질문을 국민들에게 할 경우, 4대강 사업이 4위입니다. 언론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4대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스스로 인식했다는 겁니다.

이는 언론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진 사회적 문제를 쫓아가지 못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4대강 사업이라고 해석됩니다. 물론 그런 와중에 빛났던 소수 언론들이 있습니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큰 역할을 해주셨고, 그리고 SNS가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이렇게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4대강과 관련해서는 언론 특히 방송의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희망적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끔찍했습니다만, 다시 방송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계기라고 할 수도 있죠. 지난 7월 11일에 나간 MBC <피디수첩> '4대강 22조는 어디로?'라는 방송이 그것입니다. 장웅기 PD님 대표로 만들었는데, 4대강 사업의 초기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고, 장 PD님과 함께 제작에 참여한 다른 PD분들은 현재 제작 중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실패가 이미 국민적으로 평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MBC 내부에서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말조차도 꺼내기 힘들고, 방송을 했다고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는 겁니다. 이런 사태를 보면 더 이상 방송 개혁을 미뤄서는 안 되고, MBC, KBS에 대한 개혁을 시급하구나 하고 거듭 인식하게 됩니다.

'4대강 수출사업' 비판하자 '매국노'로 보도됐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KBS‧MBC 등 언론으로부터 제가 개인적으로 받은 피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4대강 사업은 2012년에 마무리됐는데, 그때는 이미 이 사업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국민적인 지탄이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태국이 4대강 사업을 수출하겠다고 했다'면서, "외국에서도 선호하는 사업을 철없는 국내 환경단체들이 비판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와 태국은 물관리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상류에서 하류까지가 굉장히 급경사고 강의 길이가 짧아 물살이 빠른 반면, 태국은 세로 300km 가로 200km가 거의 편평하다시피 해서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게 아니라 우기가 되면 비가 온 지역이 상류가 되고 인근 지역으로 물이 퍼졌다가 다시 점차 수평을 이루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수자원공사의 한국에서 물관리 경험이 그곳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고, 더구나 보를 막고 모래를 준설하는 4대강 사업은 그곳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지원을 미끼로 비공개 이면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에서는 애국 마케팅을 벌이면서 4대강 사업을 미화하려고 한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국의 단체들이 요청을 해와 우리가 직접 현장을 방문했고, 두 나라의 물관리 차이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한국에서의 평가 등을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KBS, MBC, SBS가 메인 뉴스로, '조중동'이 사설을 통해 저희들을 '매국노'로 보도하고 엄청난 폭격을 가했습니다. 환경운동 한 이래 처음으로 제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본 유일한 사례인데,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우리의 발언을 아주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우리가 거짓말을 했고, 국가의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4대강 사업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래서 태국이 기대하는 바와 어떻게 다른지 소개했고, 이 때문에 수자원 공사의 부채가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증가했는지에 대해서만 말했는데 말이죠.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보도가 나가니까 정말 당사자로서는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도 없고 순식간에 악당이 되고 말았습니다. 언론들이 그렇게 딱 프레임을 짜니까 방법이 없었어요.

ⓒ프레시안(최형락)


사회적 혼란 막기 위해 언론개혁 반드시 성공해야


그 과정에서 저 역시 언론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수자원공사의 진출이 좌절됐고 근래에 확인된 바로는 그 진출 시도로 인해 200억 정도 손해를 봤다고 합니다. 아마 이 사업이 그때 정리되지 않았더라면, 훨씬 큰 비용과 실패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건과 관련해서 가장 저질이었던 KBS에 대해서 우리는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했고, 결국 해명을 싣는 정도로 절충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언론이 당장은 어떤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사실을 보도하고,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고 합리적으로 결정이 나오도록 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제 역할이 잘못된 것도 아닌데, 언론이 엉뚱하게 여론재판을 통해 사회적 혼란을 만든 것에 대해 성찰해야겠습니다.

만약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8년부터 방송사들이 조금만 역할을 했다면, 여기서도 그 많은 손실 비용을 아낄 수 있었고, 국내의 갈등도 줄일 수 있었고, 사라져간 수많은 생명들을 지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언론개혁에 대해 환경단체들도 같은 뜻일 수밖에 없고, 분명한 연대 의지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언론개혁을 성공시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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