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최저임금 6030원, 미흡하고 유감"

야권, 비판 일색…새누리 "한발씩 양보해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50원 오른 6030원으로 정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야권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미흡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직접 언급하는 등 비판 일색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고민의 결과"라고 평가하며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표는 9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만남에서 "어젯밤 최저임금위원회가 근로자 위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8.1%로 결정했는데, 대단히 미흡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최저임금을 최저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아무리 열심히 '알바'를 해도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5580원 가지고는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저는 그동안 최저임금을 연차적으로 올려서 OECD 국가들처럼 (최저임금이)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정도 수준 이상이 되도록 제도화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소한 적어도 두자릿수 이상으로 늘려야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도 "경제 수장(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올려서 내수를 진작시키고 지갑을 채우겠다'는 발언을 수 차례 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어제 결정된 최저임금 6030원은 너무 작은 돈"이라며 "매우 아쉽고 부족한 금액"이라고 논평했다. 강 의장은 "6030원은 월 120만 원 선이기 때문에 도시근로자 1인 가구 가계지출 166만에 훨씬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고 기자회견을 열어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한 것이, 근로계약 없이 임금을 정해 통보하는 노예 계약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최저임금 하한선 법제화와 공익위원 위촉 방식 변경 등 제도적 개선을 입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환노위 소속 새정치연합 장하나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어 "당초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가계 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최 부총리였다. 최 부총리는 지난 3월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매년 7%대로 높였는데 앞으로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한 바 있다"며 "단돈 450원 인상에 그친 것은 이런 국민적 기대를 기만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제3당 정의당도 한목소리를 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노동자를 먼저 배려해 나서는 모습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자를 우롱하는 상투적인 태도는 한 치의 변화도 없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조승수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참여연대 등이 올해 6월 7일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4.7%가 최저임금이 8000원 이상 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1만 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도 25.8%였다"며 "국민들은 최저임금 받아서는 근근이 살아가기도 어렵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은 있었으나, 아직 최저임금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대출 대변인 논평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기업 경쟁력을 고려하면서도 최대한 인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일 것"이라고 180도 다른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노동계는 부족하다고 하고, 경영계는 부담스럽다고 하는 진단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로가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가 절실한 때"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경영계와 노동계의 큰 간극이 존재하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번 인상안은) 2008년 8.3% 인상 이후 8년만의 최대 인상폭"이라며 "2014년 7.2%, 2015년 7.1% 인상 등 박근혜 정부 들어 3년째 7%이상 인상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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