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3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당이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것은 다른 세상에 대한 약속이다. '이명박 세상', '박근혜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지금 새정치연합 대표인 문재인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라고 운을 뗐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참여정부 시기에 가장 많은 일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잘렸고, 가장 많은 노동자가 죽었고, 비정규직이 됐다. 부동산 폭등으로 중하층의 사람들의 재산 가치가 하락하고 중상층은 더 부자가 돼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먼저 반성문을 내놓아야 한다. 사과해야 한다"고 노무현 정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문 대표를 넘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여러 열악한 상황,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도 깨진 상황에서 이회창 후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아,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달라지겠네'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노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이었으나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거기에 대해서 반성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여야를 통틀어 공개적인 반성문을 쓰고 정치한 사람은 제가 유일하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여당 대표(열린우리당 의장), 여당 대선후보 등을 지낸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대선에 나선 사람으로서 그 점에 대해서 반성문을 쓴 것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국민모임에 참여했고 관악을에 출마한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이 이날 이처럼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은, 이번 4.29 보선 구도를 '친노 대 비노'로 잡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정무비서관 출신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가 자신을 겨냥해 "(참여정부 시절) 늘 비상식적 결정을 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비난한 데 대한 응수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 정동영 출마선언에 野 주류 "鄭, 원래 비상식적 정치") 정 전 장관은 2007년 전후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할 때부터 이른바 '친노' 그룹과는 오랜 악연이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전 장관은 "지금 이대로 가면 편안하게 집권한다고 믿는 모양이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이대로 가면 무난하게 진다"고 대선 후보로서의 문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130석에서 1석 더 새정치연합에 보태준들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라며 "여당도 야당도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정치세력이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 이대로는 아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제3지대 신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반성해야 다른 세상을 말할 수 있는데 지금 (문 대표가) 말하는 것은 중도·보수화"라며 "전두환 시절의 민한당 이후 '2중대' 소리를 듣는 유일한 당"이라고 새정치연합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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