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 실천으로 5.18 정신 이어가자"

<민족통일대축전> 北대표단 장대빗속 5.18묘지 참배

14일부터 열리는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북측 대표단이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립 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단장은 이날 묘역에서 "북녘 동포들도 광주를 잘 안다"며 "5.18 열사들이 남긴 뜻을 실현하는 것은 6.15 공동선언의 실천에 있다"고 강조했다.

"북녘 사람들도 광주 잘 안다…5.18 정신 실현은 6.15 실천에 있어"

김영대 단장을 비롯한 북측 당국 대표단 19명과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민간대표단 40명은 이날 오후 4시경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를 찾아 5.18 민중항쟁추모탑 앞에서 헌화 및 묵념을 했다.

김영대 단장은 민주광장을 지나던 중 남쪽 취재진이 "방문한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광주는 반외세 반봉건 투쟁인 갑오농민운동을 비롯해 일제 통치 시기에는 광주학생운동의 역사를, 민주화운동 시기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우리 북녘 동포들도 5.18 열사의 뜻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묘지에 도착한 이들은 미리 준비된 꽃으로 헌화한 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들고 있던 우산을 접고 약 5초간 묵념을 했다.
▲ 6.15 민족통일대축전 참가를 위해 광주를 찾은 북측 민관 대표단이 14일 국립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연합뉴스

묵념을 마친 북측 대표단은 10여 분간 묘역을 둘러보며 안내를 맡은 박경순(43) 묘지 관리사업소장의 설명을 들었다.

안경호 단장은 박 소장에게 "여사님은 열사와 혈육관계인가?"라고 물었고 박 소장이 "오빠가 당시 돌아가셨다"고 답하자 "깊은 경의를 표시한다"고 대답했다.

김영대 단장은 "이 가운데 학생은 얼마나 되나", "제일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분은 몇 살인가" 등을 물으며 깊은 관심을 표했으며 "생각할수록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김영대 단장은 묘지를 둘러본 뒤 묘지를 떠나기 전 '민주의 문'에 마련된 방명록에 "5.18 용사들의 정신은 6.15 시대와 더불어 길이 전해질 것"이라고 썼으며 민간대표단장을 맡은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은 "5월의 렬사들에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썼다.

지난해 8월 14일에는 8.15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대표단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는 헌화와 분향은 생략한 짧은 묵념의 참배였지만 분단 이후 북측 관계자의 남쪽 현충원 참배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에 비해 시간도 5배 가량 길어졌으며 헌화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난해 현충원 참배 보다 더욱 북측 당국의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북측 대표단은 묘역 곳곳에서 여러 차례 5.18 정신을 언급하며 '광주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길은 6.15 공동선언의 실천에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5.18 관계자들 "북 대표단 참배는 광주항쟁의 정신 한단계 높여줘"
▲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정해직 씨는 북측 대표단의 5.18 묘역 참배가 "광주항쟁의 정신이 통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이날 북측 대표단의 묘역 참배 일정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묘역을 찾아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 도청에 꾸려진 투쟁위원회의 민원부장이었다는 정해직(55) 씨는 "북측 대표단의 국립5.18 묘지 참배는 단순한 의전 행사가 아니라 광주항쟁의 정신을 한 단계 높여준 역사적인 일"이라며 "광주항쟁의 정신이 통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정 씨는 "북측 대표단의 오늘 참배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남북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음을 느꼈다"며 "이것이 바로 통일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남쪽 대표팀이 월드컵 결승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

이에 앞서 북측대표단 148명은 이날 오전 11시경 고려항공 전세기 JS0615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광주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의 첫 화제는 단연 월드컵이었다.

김영대 단장은 대표단을 마중나온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에게 "축구 소식을 들었다"며 "남한 대표팀이 첫 경기부터 2대 1로 이겨서 동족으로서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세계적인 관측에 의하면 선수권 우승은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다툰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건 관측일 뿐이고 남쪽이 그 중의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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