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영변 원자로 재가동 시작"

남재준 "국정원 댓글, 사퇴할 이유 아냐"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월 5메가와트(㎿)급 영변 원자로 시설을 재가동하고 평안북도 동창리 기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 엔진 연소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8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동향과 관련해 이같이 보고했다. 영변 원자로는 지난 9월 초부터 영변 주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재가동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국정원의 발표대로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이 사실이라면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6킬로그램(kg)을 생산할 수 있게 돼 북핵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정원은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 10여 명이 총살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남재준 국정원장이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 총살은 알고 있으나 이번 총살이 이 악단 출신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추문설과 관련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20일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관현악단 소속 9명의 인원들이 포르노 영상을 제작했고 이들이 "리설주도 전에는 자신들과 똑같이 놀았다"고 말한 도청 내용을 북한 인민보안부가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내에 한반도를 무력통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은 언제 어떤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이러한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수시로' 이야기했다고만 전했다. 여야 정보위원들은 이 발언에 대해 정치적인 레토릭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재준, 국정원 댓글 관련 "전(前) 원장이 한 일, 책임감 느끼지 않는다"

남재준 원장은 이날 정보위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음원 파일 공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남 원장은 회담 대화록 음원 파일이 USB (이동식 저장매체) 로 저장돼 있다며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적법 절차에 따라 요청하면 검토해서 서면 답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남 원장은 "전(前) 원장이 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사과할) 이유가 없고, 사퇴할 이유도 없다. 재판이 끝나면 사과할 일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총공격 명령 대기 보도는 해프닝

한편, 이날 정보위 여야 간사는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총공격 명령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으나 이는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위 야당 간사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조 의원(정보위 여당 간사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발언을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언으로 알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지금 북한이 공격 준비하는 것처럼 알려졌다"면서 "잘못 이야기한 것을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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