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민주당 불참 속 표결 강행, 정국 급랭 전망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3일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속에 가결됐다.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 무시'를 이유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여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치정국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불참 속에 찬성 150, 반대 7**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참석인원 1백60명 중 찬성 1백50표, 반대 7표, 기권 2표, 무효 1표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민주당과 통합연대 개혁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이날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 본회의장은 해임안 처리를 저지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강행하려는 한나라당 사이의 물리적 충돌 직전 상황까지 치닫기도 했다.

2시로 예정된 이날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은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사회를 보지 말것"을 요구하며 본회의 진행을 가로막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김상현 의원을 필두로 정균환 원내총무 이상수 사무총장 정세균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의장 면담을 요청하며 대기했으며, 한나라당측에서도 이윤성 이근진 의원 등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의장실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박 의장이 의장실을 들리지 않고 본회의장으로 직행하자 본회의장 입구에선 이해찬 의원 등이, 의장석 주변 계단에선 김옥두 김경재 임채정 의원 등이 박 의장의 본회의 진행을 가로막았다.

양측의 실랑이 끝에 박 의장은 민주당 측이 요구한 최종 총무회담 제의를 받아들여 2시30분 경 의장석에 올라 본회의 개회만 선언한 뒤 곧바로 정회를 선포, 자민련 김학원 총무까지 포함하는 여야 총무회담 후 3시를 넘겨 본회의가 속개됐다.

그러나 복도에서 이뤄진 총무회담은 채 5분도 안돼 결렬됐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대기한 가운데 민주당은 따로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건의안 처리 저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특히 정대철 대표는 의총에서 "얘기하고 말 것도 없이 무조건 저지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며 일부 의원들은 의총자리를 나서며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고 외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실력저지를 포기하고 본회의 불참으로 결론을 내렸다.

***여야 대치 정국 불가피**

우여곡절 끝에 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여야 대치정국이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은 일단 해임건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론'과 맞물린 내홍을 봉합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따라 대여관계에 있어 '투쟁과 대화'라는 양면노선을 천명한 최병렬 대표로서는 그간 대여투쟁에 소극적이었다는 당내 일각의 불만을 달래고 대여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해임 건의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수용을 촉구하는 동시에, 김 장관 해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 적극적인 여론설득 작업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특히 지도부는 소장-재선-중진들 간의 격돌이 예상되는 4일 의원연찬회에서 "해임안 불발 시 홍사덕 총무 탄핵" 등 지도부와의 전면전을 벼르던 재선그룹의 예봉을 피해갈 수 있게 된 것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또한 이번 해임건의안 처리를 "노무현 정부 6개월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규정지은 바 있어, 이를 기화로 강도 높은 대여공세를 예고했다.

또한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의혹', '굿모닝시티 의혹', '양길승 권력비리 은폐의혹' 등 3대 대여공세 카드를 집중 제기할 방침이어서 여야 대치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 장관 해임에 대한 여론이 불리한 상황에서 이를 강행처리한 데 따른 정국 급랭의 책임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5자회동 먹구름**

그러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최 대표가 공언한 '대화정치'의 복원은 요원해졌다. 당장 4일로 예정된 '청와대 5자회동'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최 대표간의 냉랭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확실시되나, 청와대 내에선 5자회동에서 각 당의 입장을 들은 뒤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자회동은 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