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길도 다시 열릴까?

정부,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 10월 2일 제안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오는 10월 2일 금강산에서 갖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이는 8월 말에서 9월 초에 회담을 갖자는 북측의 제의에 대한 역제안이다. 되도록 빠른 시일 내로 금강산 관련 실무회담을 추진하려는 북측이 이번 제의를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10월 2일에 열자는 통지문을 북측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오후 2시 10분경 북한의 통일전선부 앞으로 수정제의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인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연합뉴스

앞서 북측은 지난 1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22일 금강산 관련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정부는 20일 북측에 9월 25일 회담을 열자고 수정 제안했고 북측은 이에 대해 22일 8월 말~9월 초에 회담을 갖자고 다시 제의한 바 있다.

지금까지 오갔던 양측의 제의 및 수정제의를 살펴보면 북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열자는 입장이고 정부는 되도록 이를 늦추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존의 9월 25일보다 더 늦은 10월 2일로 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 이 당국자는 "지난 20일 통지문에서 9월 25일 금강산에서 실무회담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후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뤄졌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합의돼 진행 중에 있다"면서 남북 현안을 하나씩 해결한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도 남북 공동위원회 구성을 포함해 정상화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이 와중에 기술적으로 9월 25일에 하는 것보다는 일주일 정도 늦춰서 하는 것이 적절하고 실효적인 회담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이 정부의 이번 제의를 그대로 수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양측이 회담 날짜를 가지고 여러 차례 제의 및 수정제의를 벌였다는 점, 또 최근 회담 과정에서 회담 날짜 및 장소에 대한 우리의 제안에 북측이 비교적 호응하고 나왔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북측이 이번 제의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강산-원산-마식령 스키장을 잇는 관광특구 개발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대 치적으로 삼으려는 국내 정치적인 상황 탓에 금강산 관광 재개가 시급한 북측의 입장을 고려해 보면 회담 일정을 앞당기는 역제안을 다시 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년 만에 열린 금강산 길, 관광 재개로 이어지나

한편 오는 9월 25일로 예정돼있는 이산가족 상봉 준비를 위한 선발대가 28일 금강산으로 들어가 사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시설점검 방북을 북측이 동의했다"면서 "금강산 시설 점검단은 28일부터 양일간 금강산 현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점검단은 대한 적십자사와 현대아산 직원 및 이산가족 면회소 점검 인원 등을 포함 총 56명으로 구성됐다.

사전 점검단의 방북이 예정대로 28일에 이뤄지면 현대아산 직원 외에 한국 국적의 국민이 금강산에 들어가는 것은 지난 2010년 10월 18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이후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현대아산 직원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식 등을 이유로 금강산을 방문한 것 외에 한국 국민들의 금강산 방문이 일절 차단됐다.

일각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사전 점검팀의 금강산 방문,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위한 일정 조율 등 최근 남북의 움직임이 결국 금강산 관광 재개 수순으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과 금강산 관광은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두 사안을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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