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하자마자 부패 사정 칼바람, 이유는?

[분석] "반기 든 구권력, 부패 사슬 들춰 숙청"

중국의 새 최고지도자 시진핑이 권좌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부패 사정' 작업이 벌어지면서 구 정권 실세들의 천문학적인 축재가 드러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곧바로 양도한 이례적인 행보도 측근의 부패 문제로 약점이 잡혀 계파 권력 투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서민의 아버지'로 불렸던 원자바오 총리 일가친척이 3조원대에 달하는 재산을 은닉했다는 보도를 한 데 이어 후진타오의 최측근 링지화(令計劃) 일가는 그가 비서실장 10년을 하는 동안 10조원 대의 재산을 축적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 중국의 새 최고지도자 시진핑이 권력을 잡자마자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측근들의 부패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사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

후진타오 최측근 일가 잇딴 체포

6일 미국에 본부를 둔 인터넷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시진핑의 부패 사정의 칼날은 시진핑 축출을 기도했던 이른바 '신 4인방'을 겨냥한 계파 숙청 작업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됐던 권력형 비리 스캔들의 주인공인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와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당 중앙조직부장,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등이 연대해 정권 장악 음모를 꾸몄으며 이들에 대해 시진핑을 밀고 있는 태자당과 상하이방 세력이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는 이미 중국 최고 권력집단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앞두고 몰락했고, 현재 시진핑의 지휘를 받고 있는 사정당국은 링지화의 부인과 처남을 체포했다. 링지화의 동생은 해외로 도주한 상태이며 링지화는 조사 결과에 따라 체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링지화 일가는 보시라이 일가와 손잡고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탄광사업을 통해 거액의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 첫 사정케이스 리춘청도 구정권 실세

한편 중국 공산당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리춘청(李春城) 쓰촨성 당 부서기도 부패혐의로 구금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리춘청은 시 총서기 등극 이후 사정 당국의 감시망에 걸린 첫 성(省)급 지도자로 원자바오 총리와 저우융캉 전 서기의 측근이다. 또한 후진타오 측근인 류치바오(劉奇?) 신임 중앙선전부장도 리춘청의 부패와 연결돼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이처럼 정권교체를 둘러싸고 후 주석의 공청단파가 수세에 몰린 배경에는 '신4인방' 스캔들이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들이 무성한 상태다. 후진타오가 전임 장쩌민처럼 2년 뒤에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지 않고, 곧바로 퇴진한 것도 이런 스캔들에 약점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치권에서는 '제2의 보시라이 스캔들'로 불리는 링지화 스캔들도 지난달 당 대회 전에 윤곽이 드러났지만, 원만한 대회 진행을 위해 묻어두었던 사안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숙청바람이 전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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