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북극 얼음, 7개월만에 미국땅만큼 사라져"

"눈앞에 생생한 기후변화, 국제적 대책 합의는 후퇴"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the 18th session of Conference of the Parties : COP18)가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일정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의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극 일대에 관측된 얼음 면적은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했으며, 특히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사이에 사라진 얼음 표면적은 미국땅보다 큰 1183만㎢에 이른다. 한반도의 50배가 넘는 면적이다.

이밖에도 올해는 미국의 면적 3분의 2, 러시아와 남유럽에서 가뭄이 휩쓴 반면 서아프리카는 홍수가 들이닥치고 북반구 일대에는 폭염이 몰아치는 등 기상이변이 유난히 심한 편이었다.
▲지난 9월16일 나사가 공개한 위성 사진. 북극 일대에 광범위한 면적에서 얼음이 사라진 것을 보여준다. ⓒ나사
"북극 얼음 감소, 기후변화를 눈앞에 보여주는 증거"

하지만 보고서는 "올해 들어 기록적인 기상이변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는 북극의 얼음 표면적 감소는 기후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협약은 전세계 200여 개 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방출 감축방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이미 0.8℃ 오른 상태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싸고 산업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입장 차이로 20년이 넘도록 실질적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협약 수준, 회의 거듭할수록 오히려 후퇴

기후변화에 관한 유일한 국제협약으로 등장했던 교토의정서는 한때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선진개발국들이 참여했으나, 지금은 유럽연합(EU)과 호주, 그 외의 몇몇 나라들만이 참여하는 협약으로 후퇴했다. 이들 국가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방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도 안된다.

그나마 이 협약을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뒤 새로운 협약을 맺을 것인지, 교토의정서를 그 이후로 다시 연장할 것인지도 합의가 이뤄지도 않았다.

미국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7%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는 성의 표시 이외에 어떠한 의무화도 거부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2020년까지 산업화가 더 시급하다면서 "앞으로도 온실가스 배출이 늘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의에 중국 대표로 참여한 수웨이는 "산업선진국들에 비하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가 훨씬 적다"면서 "우리는 경제를 계속 발전시켜야 하고, 따라서 상당기간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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