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시기…안철수, 시대정신 부족하다"

[연쇄 인터뷰] 문재인 캠프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불과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선은 아직까지는 3자 구도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 그리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 <프레시안>은 대선을 앞두고 이 세 후보의 선거캠프 내에서 판세를 읽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며 때로는 후보의 정치적 행동을 선택하고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젊은 전략가'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기획했다.

앞서 박근혜 후보 측의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의 인터뷰(☞바로보기)에 이어, 두 번째로 문재인 캠프의 정태호 전략기획실장을 만났다. 정 실장은 참여정부 청와대의 정무 파트에서 각종 보직을 거친 인물로, 그가 역임한 보직들만 열거해도 별도의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정무비서관,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다음은 지난 5일 진행된 정 실장과의 인터뷰 주요내용이다. 이날 인터뷰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진행했다. <편집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캠프 전략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프레시안(최형락)

"문재인의 정치혁신, 선대위 구성이 출발"

이철희 : 추석 지나고 요즘 상황은 좀 어떤가?

정태호 : (비서실 인사 발표 후) 친노 선대위라고 하는데 사실 '친노 학살 선대위'다. 전체적으로 보면 후보 말씀대로 용광로 선대위 정신이 완벽히 구현되고 있다. 본부장이 10자리 가운데 (당 내 경선 때부터) 문재인 캠프에 있던 사람이 3명이고 다른 후보 캠페인을 했던 사람들이 나머지 본부장을 구성하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는 계파, 후보 캠페인 팀 초월해 구성된 것이고, 외부적으로 보면 시민사회가 결합된 것이다.

시민사회 결합은 흔히 말하는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이 결합돼 있다. 그게 시민캠프로 구성됐다. 우리 캠프 개념이 후보의 표현으로 '네트워크형, 방사형, 융합형 선대위'다. 당헌당규상 선대위를 구성하게 돼 있는데 이름을 담쟁이캠프로 지었고 그 안에 민주캠프, 시민캠프, 미래캠프 3개가 있다.

민주캠프는 당 조직, 시민캠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한 온·오프라인 결합 조직, 미래캠프는 일자리혁명, 복지국가, 새로운 정치, 경제민주화, 남북경제연합 등 5개 위원회, 후보를 상징하는 다섯 개 어젠다(의제) 중심으로 돼있는 일종의 정책네트워크다.

이철희 : 인선은 완료된 것인가?

정태호 : 아직 구성 중이다. 민주캠프는 6일까지, 시민캠프는 대표단 대변인단 구성까지 돼 있고, 미래캠프는 위원장단을 구성해야 하는데 복지국가위원회(이혜경)와 남북연합위원회(정동영) 두 자리만 있다. 캠프는 독립·자율적 구조를 가진다. 후보가 대선기획단을 6명으로 꾸렸는데 대표·기획단장 없이 각자가 단장이고 위원이었고, 선대위에도 상임선대위원장이 없다. 그래서 협의를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이번에 대선기획단이 선대위 인선안을 만들어 왔는데 최종적으로 10명을 임명했다. 5명은 시민사회, 5명은 정치권이다. 타운홀 미팅에서 말했던 대로 여성 30%가 들어가 있고, 노동 쪽을 반영하기 위해 전순옥 의원이 전태일 열사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들어가 있다.

이철희 : 자율성도 필요하지만 전체를 묶어 주는 단위가 있어야 하지 않나?

정태호 : 회의 체계를 통해 한다. 그래서 회의체가 중요하고 업무조정이 중요하다.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선대위 전체 회의를 통해 이뤄지고 매일 아침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여태까지는 문제가 발생한 것은 없다. 그런데 앞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다 보면 조정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철희 : 밖에서 보면, 하나의 위계적 조직은 아니지만 핵심 키 역할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이나 친노 인사가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다. 조정 과정에서 걸러진다 하지만 전체를 끌고 가는 것은 친노가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닌가? 계속 얘기되는 친노 프레임인데, 이게 이제는 해소됐다고 보나?

정태호 : 사람 마음이 하루아침에 바뀌나. (웃음) 의심의 눈초리로 보면 한이 없는 것이다. 우리도 조직을 짜면서 그 부분 고민을 많이 했다. 후보와 가까운 사람이 일을 중심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그 문제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후보가 두 번을 찾아갔는데도 '(나는) 빠지겠다' 했지만 제일 중요한 게 후보의 메시지이고 후보 생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 후보가 강권하다시피 해서 양 전 비서관이 연설문을 맡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운명> 책을 쓰는데 같이 했으니까.

김경수 전 비서관은 수행을 맡았는데,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부터 계속 문 후보와 일을 같이 해왔다. 수행은 후보 마음이 편해야 하지 않나. 그러니 수시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사람이 맡은 것이다. 윤건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의원실 보좌관이고, 나는 친노 색은 약한데다 이목희 본부장 통제 하에 있다.

의사결정은 각 본부들이 해나갈 수밖에 없는데 본부장 가운데 친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윤근, 이목희, 이상민 의원 전부 친노는 아니다. 모든 의사 결정을 친노가 움직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의심의 눈초리로 보면, 또는 의도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리 얘기할 수 있지만 실제 일의 과정은 그렇게 갈 수가 없는 구조다.

이철희 : 그러면 이제 친노 프레임은 없어졌다고 보나? 아니면 더 해소될 여지가 있나?

정태호 : 당 내 경선에서는 다른 후보들이 부각시켜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후보가 된 다음에는 친노, 비노가 크게 영향을 안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철희 : 유권자 시선으로 봐도?

정태호 : 그렇다. 대선이라는 건 잘 아시다시피 과거를 보면서 투표하는 게 아니다. 역대 선거를 봐도 미래를 보면서 한다. 지방선거나 총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지만 대선은 미래의 우리 삶을 책임질 대통령을 보기 때문에 친노 후보라는 게 유권자 입장에서 중요한 판단의 단서가 되지 않는다.

이철희 :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어게인 노무현'이냐 '비욘드 노무현'이냐, 이렇게 표현했다. '문재인이 노무현을 넘어섰는가' 묻는 여론조사는 없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평이 많은 것 같다. 이미지가 바뀌는 것은 팩트(사실)가 바뀌고 난 다음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게 선거전략상 중요한 포인트인데도 안 되는 게 아닌가?

정태호 : 두 가지 지점이 있다. 첫째, 말 그대로 참여정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둘째,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인 정당, 민주당의 혁신을 어떡할 거냐다. (전자는) 후보가 명확히 얘기했다. 참여정부의 공과가 있는데 공은 승계하고 과는 뛰어넘는다, 이게 분명한 입장이다.

오히려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문 후보) 본인의 근거가 사라지는 것이며 정치 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공도 분명히 있다. 정치혁신과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것이 참여정부였다. 말 그대로 경제성장과 정치민주화라는 것이 어떻게 연관되는가 잘 보여줬다 생각한다.

정당 혁신은 당선되면 하겠다, 보여주겠다 했다. 첫 출발은 선대위 구성에서부터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당 내 경선 이후 우리의 키워드가 변화였다. 선대위 구성도 기존 정치인들이 한 대로 하지 않았다. 신개념 선대위 구성한다 했고, 둘째로는 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을 하겠다, 캠페인 방식을 신개념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또 당에 대한 제도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제도적 접근이라는 것, 별 것을 다 해봤지 않나.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내놓을 게 아니고 '새로운 정치 위원회'에서 좋은 안을 만들어 2차로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5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태호 문재인 캠프 전략기획실장과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날카로운 지적과 열띤 반론을 주고받으며 대담을 펼쳤다. ⓒ프레시안(최형락)

"대선 후보라고 대표-원내대표 물러나라할 명분이 어디 있나"

이철희 : 자꾸 우회하는 느낌이다. 대중에게는 민주당 혁신이 '이해찬-박지원 체제'를 허무는 것이라고 간명하게 이해돼 있다. 그렇게 하면 일반인들이 '세게 가는구나' 할 텐데, (그것이) 부당하다고 여러 논리로 설명할 수는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간명하고 쉽게 하지 않으니 사람들 느낌이 '(혁신) 안 한 것 같다'는 것 아닌가. 비서실 인선 발표하고 '다시 친노'리는 느낌을 주는 것도 그런 게 안 돼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한다. 좀더 냉정한 시선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정태호 : 당원 뿐 아니라 많은 국민이 참여해 뽑은 당 대표, 의원들의 총의로 선출된 원내대표를 대선 후보가 됐다고 해서 물러나라고 할 명분이 어디 있나.

이철희 : 대선 승리.

정태호 : 그게 문 후보가 가장 싫어하는 지점이다. 후보는 정치적 쇼 싫어한다. '국민들은 진정성을 가져야 뽑아 준다, 새 정치는 그런 게 아니라 정책 중심으로 하자'는 것이다. 요즘 문 후보보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에 가라는 얘기가 있는데, 진정으로 사회적 통합이 이뤄지려면 과거사가 명백히 밝혀지고 그 위에서 화합이 되는 것이지, 그것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표를 얻기 위해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간다는 것은 쇼다.

새 정치는 그런 걸 하지 말자는 것이다. 후보는 진정성을 갖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당 혁신 문제도 그런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당 지도부를 물러나게 한다? 문 후보는 그런 것은 안 할 것이라고 본다.

이철희 : 그러나 전략적 틀이 그렇다. 조지 레이코프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95%는 감성적 판단을 하는데 지나치게 이성적 판단을 요구하니까 미국 진보세력이 진다는 것이다. 대중들이 바라보는 그런 감성적 인식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일반 사람들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책적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고, 어떤 대목에서 구체적 차이가 있는지도 와 닿지 않는다. 그것을 쉽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후보와 정당의 몫이다. 기본적인 전략적 접근이 다르다면 그것은 존중하지만, 그게 일반인들의 인식까지 바꿀 수 있을까?

정태호 : 민주당의 혁신이라는 것을 주장해온 사람들의 논리 시작은 당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의 교체를 원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대선이라는 게 후보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이미 주인공은 후보다. 후보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은 선대위를 구성하고 선거 캠페인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네거티브 안 했잖나.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후보가 스스로 얼마나 잘 하느냐를 보여주는 것이지, 그걸 표를 얻기 위한 다른 어떤 수단으로 하는 방식에 대해 후보 본인이 동의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철희 :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오히려 '친박은 2선으로 물러나라'라고 공개적으로 대놓고 싸우기도 한다. 이런 것은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 보는지?

정태호 : 나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면 그것을 '전략적으로 (일부러) 싸운다'고 보지 않는다. 실제로 싸우는 것이다. 불만이 있고, 안 바꾸면 안 되니 싸우는 것이지, 모든 정치과정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건 전략으로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박근혜 후보가 불통이고, 모든 것이 차단되고 있고, 그로 인해 국민과의 소통이 안 되고 있고, 따라서 선거 전략에 여러 문제가 노출되니 불만 있는 사람들이 비판하고 싸우는 것이지, 그걸 전략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이철희 : 보기에 따라 권력투쟁적 성격도 있지만, 저는 어쨌든 새누리당 내에서 이견이 속출하면서 역동성을 보여준 것 같다.

또 새누리당의 경우를 보면, 말은 '친박이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은 박 후보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건 이쪽도 동일하다. (친노에 대한 문제제기는 곧) 문재인 후보의 리더십에 대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정태호 : 지금 당 내에서 문 후보의 리더십이나 선대위 운영, 또는 최고위원회가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을 공격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

이철희 : 저쪽은 문제가 있으니 시끄럽고, 이쪽은 문제가 없어서 조용하다?

정태호 : 그런 것 아닌가?

"문재인, 생각보다 빨리 안철수 추월하고 있다"

이철희 : 주제를 바꿔 보자. 문 후보가 여론조사 다자대결에서 계속 3등이었는데 (다자 지지율에서 안철수 후보를) 추월하는 시점이 왔다고 보는지?

정태호 : 사실 추월할 시점을 내가 예측하기로는 10월 하순 쯤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

이철희 : 최근 몇몇 조사에서 안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온 것이 추세라고 보는 것인가?

정태호 : 그렇다, 추세지.

이철희 : 그 동력이 뭐라고 보나?

▲정태호 전략기획실장 ⓒ프레시안(최형락)
정태호 :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문 후보에 대한 이미지가 두 세 가지 정도 된다. 제일 많이 나오는 게 진정성, 그 다음이 서민 친화적이라는 것 등이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어필하는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민주당의 공식 후보가 됐다는 그 지위에 대한 평가가 있다고 본다. 그 결과로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들이 문 후보로 결집하고 있다.

또 우리 후보 지지도라는 것이 안 후보와 반비례 관계 아닌가. 그런 구조인데, 안 후보가 새누리당의 정치 네거티브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못 했고, 그게 추석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바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지르는) 조사결과 나왔을 때는 약간의 변동 정도로 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가속이 붙는 게 아닌가 싶다. 생각보다 빠르게 다자구도에서 역전됐다.

이철희 : 그런데 다자에서 2등으로 올라섰음에도 박근혜 후보와의 1대1 구도에서는 여전히 (안 후보에 비해) 좀 떨어진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정태호 : 내가 보기에 중요한 것은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것이고, 문 후보와 박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를 보면 우리가 이기는 게 두 개, 지는 게 두 개더라. 어느 누구든 박 후보와 붙었을 때 이길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과 재집권 원하는 여론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한 달 전에 55대45로 10%포인트 정도였는데, 최근 이틀새 15%포인트 정도로 벌어졌다. 정권교체 여론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이고 우리 후보나 안 후보나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쟁력이 상승하는 국면인 것이다.

이철희 : 문재인-안철수 경쟁의 긍정적 시너지 효과일까?

정태호 : 그렇다.

이철희 : 그래서 부동층이 많이 줄었다고 보는지?

정태호 : 부동층이 10% 정도 떨어졌다. 국민 마음이 굳어졌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이 만만한 선거라고 보지 않는다. 결국 2%(포인트) 싸움이라고 본다. 51대 49의 싸움. 압도적으로 이기기는 어려운 선거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원하는 정치력의 연합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철희 : 재집권이냐 정권교체냐 하는 여론은 그렇다. 그런데 박근혜 대 문재인, 박근혜 대 안철수의 여론을 보면 그보다 훨씬 못 미친다.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여론은 야권 후보 지지율보다 높고, 재집권을 원한다는 여론보다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높다. 왜일까?

정태호 : 그래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은 높지만 (이번 대선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인물을 대입했을 때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공고하다. 보수의 결집도가 높다고 본다. 그런데 진보개혁세력, 정권교체를 원하는 세력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이해를 가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결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구체적으로 넣어서 볼 때는 중도층이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

"당장 내일 선거해도 우리가 이긴다. 투표율 70%만 된다면…"

이철희 : 당장 내일 선거가 있다면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정태호 : 내일 해도 이길 것 같은데, 나는? (웃음) 흐름은 정권교체다. 단, 그러려면 여러 조건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철희 : 양자대결에서는 야권 후보가 앞서지만 세대별 투표율을 넣으면 역전될 것 같은데?

정태호 : 그렇다. 투표율이 70%는 돼야 이길 수 있는 선거다. 20~30대 인구는 줄어서 50~60대와 비슷하다. 40대가 승부를 가르는데, 40대는 우리가 10%포인트 앞서고 20~30대는 20%이상 앞선다. 문제는 이 층의 투표율이다. 이 층이 적극 참여해야 하는데, 이들의 정권교체 열망을 어느 정도 끄집어낼 수 있느냐, 이게 요체다.

우리는 '새로운 선거운동 기법을 창조하자'고 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20~30대의 열망을 끌어낼 수 있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캠페인도 중요하다. 그래서 도입하는 게 SNS와 타운홀미팅을 결합한 선거운동 방식이다.

후보의 정치철학이 '시민과 동행하는 정치'다. 출마 선언에도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국민명령 1호'다. 인터넷 방송 (생중계) 접속자가 10만이 들어왔고 동시접속이 8만이 됐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 보면 이건 엄청난 것이다. 그 때 연결했던 인터넷 방송들이 접속자 수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우리 캠프는 SNS 캠페인을 50%의 비중으로 생각하고 있다. 2030세대의 주된 소통구조가 SNS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트위터 팔로어가 2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정치인 가운데 SNS기반이 탄탄하다. 이를 통해 2030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시민캠프 내에 '2030캠페인 본부'를 설치했다. 본부장을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대표가 맡고 있고 문재인 캠프의 선거대책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30본부를 통해 2030세대에 어필하는 다양한 선거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철희 : 그러나 문재인 대 안철수의 단일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보면 20~30대는 안 후보가 우월하고 연령이 올라갈수록 문 후보가 유리한데, 극복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새로운 기법으로 된다고 보는 것인지?

정태호 : 그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볼 때 안 후보가 가진 그쪽(청년세대)에서의 강점은,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그들 세대와의 소통능력을 보여준 것 등이 바탕이 되고, 여러 가지 삶에 대한 고민들이나 직업문제 등에서 안 후보가 새로운 대안모델로 (되면서) 그 자체로 치유받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후보는 그런 면에서 기회가 없었다. 정치할 생각이 없는 분이었고 소명의식으로 나온 것인데, 그러다 보니 일단 20~30대와의 교감에 있어서는 후발주자였다. 캠페인 과정에서 정책 대안을 내놓고 소통 방식을 생각하다 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고 지지도 좁혀진다 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
이철희 :
<프레시안>의 '20대 방담'을 보면(☞기사 바로보기) 문재인보다 안철수를 선호하는 이유가 뭐냐 했더니, 문 후보는 노무현의 그림자다, 20대를 움직일 힘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임팩트'가 떨어진다고 하더라.

예를 들면 박근혜 대 안철수는 무슨 선거인지 쉽다. 그에 비해 박근혜 대 문재인이라면 구도 자체가 힘이 떨어지고 선명하지 않다. 투표율 올리는 게 핵심이고 20~30대를 끌어내려면 후보가 이들에게 소구하는 게 필요한데 확 '땡기는' 게 없다.

저 쪽은 청춘콘서트든 교과서든 동기부여가 있는데 이 쪽은 약하다. 간극을 뭘로 채울 것인가?

정태호 : 선거 전략을 그렇게…(웃음).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뜻 : 편집자)

이철희 : 비책이 있나?

정태호 : 있지. (웃음) 결국은 20~30대의 고민을 누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 아니겠나.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잘 소통할 수 있고, 내 삶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20~30대도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했을 때 내 삶, 내 미래가 좋아질 것인가'로 판단할 거라고 본다. 그러려면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소통능력이 있고, 얘기한 정책을 실제로 실현해낼 수 있는 사람인가가 있고, 얼마나 (그들을) 이해해 줄 수 있나, 문화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2가지 비교점이 있다. 소통능력은 (문재인이나 안철수나) 대체로 다 좋게, 비슷하게 본다. 우리가 갖고 있는 비교 우위는 국정 경험과, 정당 후보로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국 문 후보가 가진 비교우위인데 아직 우리가 그 부분을 국민에게 충분히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그게 우리 캠페인의 과제다.

반면 안 후보에 대해 소통이 있고 능력이 있지만 뭔가 불안하게 느껴진다. 정당·정치세력 없는 단기필마로 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 20~30대도 최종적으로 그런 지점을 고민하지 않겠나. 그게 우리 신개념 캠페인과 결합하면서 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20~30대들은 또 문 후보를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때의 모습으로 많이 기억하고 있다. 너무 무겁고 진중하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면서 단점인데?

정태호 : 그건 대단히 문화적 측면인데, 20~30대와 소통할 수 있는 캠페인이 집중되면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명동 가서 춤도 추시는 것이다. 우리 안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하고 찬반이 나눠졌는데, 의외로 후보는 쉽게 잘 적응하더라. 생각보다 문 후보가 가진 수용성이 크다.

이철희 : 2002년의 노무현 당시 대선후보와 비교하면, 그 시대의 흐름과 정신을 상징하는 점에서 노무현은 지금의 문재인과 차이가 있다고 본다. 좀 떨어진다. 이것을 뭘로 해결할 것인가? (문 후보는 싫어한다지만) 저는 '쇼'라도 했으면 좋겠다. 쇼를 잘 하면 쇼라는 것을 알아도 감동을 받는다.

예를 들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찾아가서 눈물을 흘리고 온 것으로는 부족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게 밀고 가야 상징성이 확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력기반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안 되고 덮여 있다. 결국 문재인의 새로움이랄까 이런 것을 당의 정체된 이미지가 억누르고 있다. 그걸 열어주는 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화제를 좀 바꿔 보자. 안철수 후보는 정권교체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않으면서, 새로운 정치가 정권교체보다 상위의 가치라고 선을 그었다. 어떻게 보나?

ⓒ프레시안(최형락)

"정권교체보다 새정치? 안철수 역사인식에 의문"

정태호 : 그 부분에서 안 후보가 가진 역사인식에 좀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왜냐 하면 정권교체 문제와 후보단일화 문제는 연관된 건데, 그 문제와 정치혁신이라는 문제를 거꾸로 보고 있다. 우리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이유는 87년 체제로부터 2012년 체제로의 역사적 대전환에 있다. 그 내용은 진보의 시대를 여느냐 못 여느냐다.

과거 민주정부 10년이 있었지만 사실 보수적 담론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출범한 민주정부였고, 그러니 개혁정책이 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의 여론은 많은 변화가 있다. 옛날에는 80%가 성장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지금은 일자리, 성장, 분배를 얘기한다.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민주 평화 복지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정치적으로 잘 해내면 실현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다.

정권교체를 누가 해낼 거냐 하는 문제에서 봤을 때, 민주 평화 복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이 주체가 돼야 한다. 그 점에서 정권교체가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알아야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게 있을 수 없다. 정치혁신을 위에 놓는다는 것은 시대정신이 부족한 게 아닌가?

이철희 : 안 후보 쪽의 설명은 '민주정부 10년이 삶을 다르게 못 만들어 주지 않았느냐. 그러면 이번의 집권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정권교체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인데, 들어 보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정권교체라는 게 '쟤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소극적 논리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정권교체'라는 담론에 담지 말고 진보가 지향하는 해법을 다르게 묶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문 후보는 정치교체, 시대교체라고도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감이) 잘 안 온다. 좀더 간명하게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은데 잘 안 되고 있다.

(문 후보 쪽에서는)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을 정치·도덕적 이슈로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사회경제적 이슈로 할 것인가? 백낙청 선생은 분단체제, 민주주의를 얘기했고, 최장집 선생은 사회경제적 이슈를 얘기한다. 어떤 게 중심이 되는 쪽으로 전략을 짤 것인가?

정태호 : 그게 참 어려운 지점이다. 크게 보면 사회경제 이슈리는 게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영역이지 않겠나. 거기 새누리당이 다 물타기를 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국민 입장에서 보자면 차별화가 잘 안 된다. 결국 논쟁이 '진짜나, 가짜냐'로 간다. 그러면 뭐가 진짜인지 보여줄 방법이 뭐냐? 그걸 캠페인에서 보여준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결국 후보가 어떤 삶을 살아왔나로 '선거용(약속)'이냐 아니냐 판단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게 국민 입장이다. 다만 국민들 마음 속에 박 후보의 주변이나 가족이 기득권층과 연관된다는 면은 있다고 본다. 조사해 보면 박 후보 이미지는 기득권층, 특권층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우리 후보는 대표 이미지가 '서민친화적'으로 나온다. 국민이 그런 판단 할 것이라 본다.

(정치·도덕적 이슈인가 사회경제 이슈인가) 이것이 선택의 문제라 보지는 않는다. 문 후보가 내건 것이 새로운 정치, 그리고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일자리 창출, 남북경제연합을 내놓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트레이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고 전략이다. 후보도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고 있고.

과거에는 선거라는 게 구도로 많이 치러졌다. 1997년에는 정권교체라는 큰 이슈가 있었고, 2002년에는 새 정치가 이슈였다. 2007년에는 경제 문제로 딱 구도가 짜여졌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그런 구도보다는 인물론으로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구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대 미래의 대결,' 나는 이렇게 본다. 그런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있지는 않지만 야권후보가 단일화된 다음에는 자연스레 짜여질 것이다.

이철희 : 정치와 사회경제 이슈 중 택일하라는 것은 아니고 어떤 게 더 중요한가, 배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다. 2010년에 우연찮게 '무상급식'이 등장해서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는 복지이슈가 간명한 정책이슈로 선거를 주도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선 온데간데 없고 물타기가 되니 '이걸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하기도 했었다.

정태호 : (문제는)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다.

이철희 : 그럼 그 정책을 무엇으로 만들 것이냐?

정태호 : 여기서 그걸 공개할 수는 없다. (웃음)

이철희 : 그게(핵심정책이) 자리를 잡아야 인화성 있게 확 붙을 수 있는데, 안 된 것 같다. 그러니 끌고 가기 힘든 것이고 '도대체 민주당은 6월 이후 뭐 했나' 하는 것이다.

후보단일화에 대해 좀더 여쭤보겠다. 단일화가 될 것 같은지? 안 후보는 새 정치가 우선이라는데?

"단일화는 자연스럽게 될 것…안철수 민주당 입당해야"

ⓒ프레시안(최형락)
정태호 :
그건 안 후보가 두 가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안 후보는 진정성이 있는 후보다. 그 말 자체를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가는 후보다. 두 번째로는 소명의식을 가진 분이다. 본인이 출마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하셨다.

소명의식이란 결국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하려고 나오신 것이다. 그런 부분에 신뢰가 있고 두 분 사이에도 신뢰가 돈독하다고 생각한다. 단일화라는 것이 그런 소명의식을 가지는 두 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굉장히 공학적으로 접근하는데, 그런 접근은 감동도 떨어뜨리고 일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 요구가 자연스레 표출될 거라고 본다. 두 후보가 그런 국민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성품이 아니다.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이철희 : 좀 거북한 질문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후보단일화에서 안 후보가 이겼다 치자. 그러나 여전히 안 후보는 무소속이다. 이런 상황을 수용할 수 있나?

정태호 : '수용할 거냐'가 아니라 당위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당이 없는 상태에서 안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느냐, 회의적으로 본다. 두 번째, 당선된다 했을 때도 당이 없이 과연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 불가능이다. 그리고 정치원론상 민주주의라는 게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하는데, 당 없이 할 수 있나? 나는 안 후보도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단일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이철희 : 동감한다. 그런데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등) 안 후보 본인의 선택의 맡길 것이냐, 아니면 단일화의 조건으로 걸 것이냐, 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정태호 : 그렇다. 제 입장에서는 논리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이철희 : 안 후보 쪽에서 안 받는다면?

정태호 : 안 후보가 정치혁신이 먼저라 했는데, 단일화는 그런 조건을 걸면서 갈 문제는 아니다. 그건 상식적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철희 : 사실상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안 후보는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했다. 뭘 더 던질지 모르겠는데, 저쪽에서 던지는 것을 받을 것인가? 오히려 선제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러지 않는다면 시비거리가 생기고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정태호 : 이미 조건 내걸었는데? (웃음)

이철희 : 제가 보기엔 좀 더 내걸 것이다.

정태호 : 그야말로 정치적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다.

이철희 : 그렇게 (선제적으로) 해 버리면 국면을 안 후보가 끌고 가는 게 아닌가?

정태호 : 역으로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안 후보가 정치혁신을 요구하는데, 요구하는 혁신의 내용이 뭐냐? 시험문제를 내고 채점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정확히 뭐고 채점 기준은 뭐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막연하게 '혁신해야 한다'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뭐냐는 것이다.

이철희 : 그걸 내놓으면 또 공이 민주당으로 넘어오는 것 아닌가?

정태호 : 안 후보는 지금 무대 위에 올라온 것이고 일정 기간 동안 본인이 가진 것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단일화의 정치적 여건이 이런 것이다' 정도로 나는 해석한다.

이철희 : 서로 신뢰 축적 과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예를 들어 투표시간을 늘리자고 문 후보 캠프에 특별본부를 차리지 않았나. 이런 것은 안 후보와 공동투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젠다나 이슈 중심으로 모아가는 노력을 한편으로 가면서 경쟁은 경쟁대로 가야 하지 않나?

정태호 : 단일화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그런 게 가능할까? 예를 들어 후보가 그런 것을 하면 '본인들 유불리를 가지고 하는구나'라고 볼 수 있는데, 당이 한다면 다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쪽은 후보밖에 없어서…. 그런 건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보고, 거기 후보들이 결합하는 방식이면 좋겠다.

프레시안 : 추가로 묻겠는데, 박근혜는 안정, 안철수는 변화, 문재인은 무엇? 유권자들에게 인지가 안 된 부분이 있다. 뭘로 채울 것인지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정태호 : 변화와 통합이다. 그런 부분들을 보여줘야 한다.

프레시안 : 일반인들이 보기에 안철수가 변화의 상징이고, 기성 정당에 실망한 젊은 층을 안고 가는 거라서 '새 정치'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안철수일 수밖에 없다. 문 후보가 '현실적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내가 정치세력을 갖고 있고, 지금 국민들이 답답하게 여기는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태호 : 정책적 이슈라는 게 당 내 경선에서는 변수가 되기 어려웠다. 지금부터 후보단일화, 본선을 가는 과정에서 제시돼야 할 것이다. 그런 부분의 보따리를 하나하나 푸는 과정이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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