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금리 '마의 7%' 돌파 …전면적 구제금융 수순

국가부도 지표, 한국 5배로 악화…"대응할 틈도 없다"

그리스 2차 총선으로 정부 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은 유럽과 미국 자금의 '현금지급기' 역할을 하는 국내 증시가 먼저 개장하면서 반짝 호재로 작용했지만, 유럽과 뉴욕증시에는 반짝 호재로 작용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스페인발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가 그리스발 호재를 단숨에 압도했다. 시장에서는 "지금 문제는 그리스가 아니라 스페인"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마의 7%'를 훌쩍 넘은 7.22%로 폭등했다. 7%라는 금리는 재정위기국이 전면 구제금융으로 가는 돌이킬 수 없는 궤도에 올라탔다는 신호로 여겨지는 수준인데, 이것을 완전히 뛰어넘는 것이다.
▲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연일 사상 최고치로 뛰더니 급기야 18일 '마의 7%'를 훌쩍 뛰어넘었다. ⓒAP=연합
뉴욕과 유럽 증시에 그리스는 '반짝 호재'도 못돼

국가부도 위험 지표로 활용되는 CDS 프리미엄도 연일 상승하며 스페인의 경우 622bp까지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622bp라는 것은 스페인 5년 만기 국채 디폴트에 대비한 보험비용으로 1000만 달러에 62만2000달러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도 6%를 넘어섰고, CDS 프리미엄 역시 554bp로 급등했다. 해외 충격으로 불안해질지 모른다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24 bp라는 점에서 현재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어느 정도 위험한지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이날 해외증시는 전반적으로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소폭 하락하고, 유럽증시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3% 가까이 폭락했다. 19일 코스피 지수도 하락 출발하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에 대한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과 그리스 총선 결과가 스페인의 위기가 증폭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기를 증폭시키는 뇌관을 식히려고 물을 끼얹었더니 오히려 더 열을 받게 하거나, 아무 효과가 없어 더욱 당황하게 된 격"이라고 표현한다.

1000억 유로 구제금융, 스페인 국채에 역효과

스페인 부실은행에 투입하는 용도로 결정된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은 결국 정부의 부채만 늘려 가뜩이나 금리가 치솟는 스페인 국채를 더욱 외면하게 만들었고, 스페인 중앙은행은 자국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이 20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면서 1000억 유로의 은행 구제용 자금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여기에 스페인 등 유로존 위기를 자극하는 뇌관 역할을 하는 그리스는 총선 결과 정부 구성에 성공해도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요구된 긴축안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회의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스페인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는 역할을 했다.

"충격적 급등세, 재정 바주카포가 필요한 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 존 레이스는 "스페인 국채 금리가 최근 급등하는 양상은 너무 빨라 충격적"이라면서 "현재의 시장은 정책당국에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달말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앞서 유럽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JP모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닉 가트사이드는 "ECB가 개입해도 어차피 응급처방일 뿐"이라면서 "유로존이 재정동맹으로 간다는 확실한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재정 측면에서 커다란 바주카포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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