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쇼크'…6월 첫주부터 '검은 월요일'

김석동 "유로존 위기,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으로 이해될 것"

6월 첫날 유럽 주요증시와 미국 뉴욕증시의 폭락세가 예상대로 6월 첫주 국내 증시에 그대로 이어지며 '검은 월요일'으로 기록됐다.

4일 코스지수는 장중 연저점을 경신하다가 전 거래일보다 51.38포인트(2.82%) 떨어진 1783.13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4.51%의 하락율을 보였다.

이날 증시 폭락의 배경은 '스페인 쇼크'와 미국의 '고용 쇼크', 그리고 중국의 '제조업 쇼크' 등 트리플 악재가 유럽과 뉴욕증시를 흔든 해외증시발 충격이다.

지난 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2.22%(274.88포인트) 급락한 12118.57로 장을 마쳤다. 이날 폭락으로 다우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간 기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P 500 지수는 2.46% 하락한 1278.04로 마감하며 1300선마저 무너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2.82%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치(15만 8000명)의 절반 수준인 6만9000 명에 그친 것과 실업률이 전달보다 0.1%p 상승한 8.2%로 1년만에 실업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주요 악재로 거론됐다.

▲ 6월 첫 월요일인 4일 코스피 지수가 다시 개장하자마자 1800선이 무너지며 폭락세로 마감했다. ⓒ뉴시스
유로존 위기에 미국, 유럽, 중국 고용 쇼크 겹쳐

앞서 유로존 위기가 '스페인 쇼크' 등으로 악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은 물론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4로 6개월 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는 소식, 그리고 유로존의 실업률은 11.0%로 사상 최고 수준이며 독일의 제조업 경기마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소식에 앞서 유럽 증시도 폭락했다.

독일 DAX30 지수가 3.42%, 프랑스 CAC40 지수 2.21%, 영국 FTSE100 지수는 1.14% 각각 떨어졌다.

6월 시작부터 세계 주요 증시에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자 국내 금융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가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으로 이해될 것"이라며 "그 자체로 충격이 클 뿐만 아니라 실물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그 파급영향이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비중 50% 아래로

특히 김 위원장은 "그리스 사태가 조기 진화되지 못해 스페인으로 전이될 상황에 있는데 스페인의 경제규모는 그리스의 5배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말했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5000억 달러로 그리스(3000억 달러)의 5배나 된다는 점에서 그리스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급기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크게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대금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9월 이래 처음이다. 큰 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1억원 이상 대량주문이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의 48.15%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가장 높았던 2월의 57.10%에 비해 무려 8.95%p 하락한 것이다. 개인투자자 중 큰 손들도 1억원 이상 대량주문이 5월 일평균 8065건으로 지난 2월 1만2757건에 비해 36.8%(4692건)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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