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김정은, 독배를 물려받았다"

"외교 통로 없는 한국, 할수 있는 일이 없다"

영국의 <BBC> 방송은 20일(현지시각) "대북정책에서 자주 대립을 보여온 중국과 한국이 김정일 사후 같은 입장을 갖게 됐다"면서 "그것은 중국은 각자의 국경 지대에 안정이 유지되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원문보기)

김정일 사망 소식 직후 "김정일의 사망은 북한 전역에 엄청난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중대 뉴스로 다루었던 <BBC>는 "김정일의 죽음은 양국 국경 지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김정일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이 직면한 리스크들은 1994년 아버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됐을 때보다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 김정은이 20일 당과 군 간부들과 함께 아버지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AP=연합
"김정은, 아버지처럼 독배를 물려받았다"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BBC>는 김정일이 후계자가 됐을 때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된 지금을 비교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김정일이 후계자가 됐을 때 북한은 가난하지만 완전히 피폐한 상황은 아니었다. 1990년대말 심각한 기근이 닥쳤을 때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한 상태였다. 반면 김정은이 물려받은 북한은 1인당 GDP가 1200달러에 불과하고 유엔 통계로 주민의 4분의 1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고 핵 프로그램으로 국제적인 제재를 받는 상황이다.

게다가 김정은은 아버지가 내년에 약속한 '강성대국'을 인민에게 보여줄 부담까지 떠안은 형국이다.

대외적으로도 신경쓸 일이 많다. 내년에 중국, 러시아, 한국, 미국에서 대선이 예정돼 있고, 당장 김정은은 아버지 때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쓴 빌 클린턴 정부가 아니라 자신들을 냉대하는 오바마 정부를 상대해야 한다.

이 와중에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확고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BBC>는 "김정일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는데 3년이 걸렸다"면서 "김정은은 '선군정치'로 군부를 달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전기를 쓴 마이클 브린은 "김정은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독배를 물려받았다. 다른 정책을 쓸 길이 없고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면 정권과 나라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BBC>는 이런 북한의 상황을 바라보는 한국의 분위기도 전했다. 북한이 정권을 안정시키고 중국식 경제자유화를 추구하고 핵문제를 위한 협상에 복귀한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보다 정권의 불안정, 내부 권력 투쟁, 군사 쿠데타, 난민 유입, 내전, 북핵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나 분쟁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훨씬 많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BBC>는 "한국은 북한에 대해 외교 접촉 통로가 부족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면서 "그저 '지켜보자'거나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두 말 밖에 못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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