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일 사망 '조의표명' 검토중"

김일성 사망 때는 클린턴 대통령 '조의성명' 발표

미국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정부 차원의 조의를 표명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1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정통한 현지 외교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조의표명을 할 것인지, 하게 되면 어떤 형식으로 할 지 등을 놓고 현재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94년 7월8일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당시 미국 정부가 취했던 조치 등이 참고사항이 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는 내용의 조의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의표명과 관련된 질문에 "향후에 취할 조치에 대해 현 단계에서 말한 수 없다"면서도 "계속 지켜보라. 오늘 관련회의들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어 '김정일의 사망에 조의를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경우에 적절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이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뒤 언급한 내용을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북한 주민들과 개선된 관계를 희망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동시에 그들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제네바에서 북한과 핵 협상을 벌이던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차관보를 제네바 현지 북한 대표부에 보내 조문하도록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북한의 김일성 주석 사망 발표가 있던 7월9일 이탈리아 나폴리를 방문중 기자회견을 통해 김 주석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북미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 사후 잠시 북미 핵협상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양측이 협상을 재개한 이후 빠른 속도로 협상이 진행돼 김 주석 사후 3개월만인 그해 10월 제네바 합의가 도출됐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게 될 경우 1994년 당시와 같은 성명 형태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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